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급증으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시중 은행들이 대출금리 조정에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상품 가산금리를 0.13%P 인상한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전날 3.00∼4.40%에서 3.13∼4.53%로 높아지고 변동금리의 경우 3.65∼5.05%에서 3.78∼5.18%로 인상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담대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포인트(P) 축소했다. 이에 하나은행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3.183~3.583%에서 이날 기준 연 3.337~3.737%로 올라섰다.
NH농협은행도 주담대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시기와 인상 금리 폭은 검토 중이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당장 금리 인상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두 은행은 최근에 대출 금리를 낮춘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29일 주담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산금리를 최대 0.4%P 낮췄고,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형 가산금리를 조정해 체감 금리를 낮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실수요자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부동산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력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필요시 금리, 한도 등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까지 경쟁 은행보다 금리가 높았던 우리은행도 최근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금리 수준을 낮췄다. 이날 우리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는 3.13~4.33%에 형성됐는데 한달 전과 비교해 가산금리가 0.18%P 낮다.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두고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552조 152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2조원 넘게 증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한 서면·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러한 종합 점검은 다음 달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 이행 적정성, 가계대출 경영 목표 관리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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