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엑스칼리버(Excalibur)’라 불리며 1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절벽에 박혀 있던 검 ‘뒤랑달(Durandal)’이 갑자기 사라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광역주 로트 지역 로카마두르에서 10m 절벽에 박혀 있던 녹슨 검 한 자루가 갑자기 없어졌다. 경찰은 그동안 검이 사슬에 연결돼 박혀 있어 누군가에 의해 도난당했다고 추정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이 검을 ‘뒤랑달’로 부르며 마을의 상징으로 여겼다. ‘뒤랑달’은 중세 유럽 ‘샤를마뉴 전설'(Cycle carolingien; Matière de France) ‘롤랑의 노래’에서 카롤루스 대제가 천사에게 받은 후 롤랑에게 하사한 검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검은 단 한 번에 바위를 절단할 만큼 강력한 무기다.
프랑스 내 유명한 가톨릭 성지로 꼽히는 ‘로카마두르’에선 뒤랑달이 한때 이 지역 교회에 보관돼 있었다는 전설이 있었다. 이와 함께 롤랑이 죽음의 순간 던진 검이 이곳 절벽을 가르고 박혔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매년 이 절벽을 찾는다. 다만 현지 당국은 이 검이 진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도미니크 렌팡 로카마두르 시장은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을의 일부를 도둑맞은 기분이다. 비록 전설이라 해도 마을과 뒤랑달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고, 지난 수 세기 동안 마을의 일부로 존재했던 검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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