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베트남 현지 법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금융당국 인허가를 요청하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행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응우옌찌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응우옌홍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 등을 만나 현지 법인 전환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요청했다.
기업은행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 2곳을 두고 있는데, 연내 법인 전환을 위해 현지 금융당국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한국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한 국가로 법인 전환에 성공할 경우 현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점포를 추가 개설할 수 있다.
김 행장은 이미 지난 4월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 약 300명과 함께 세미나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현지 기업을 둘러보며 영업 현황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직접 행사에 참석해 네트워크 교류와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기업은행의 베트남 현지 법인 전환은 김 행장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 행장은 앞서 지난해 3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5년까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부문 이익을 2배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1260억원 수준의 글로벌 부문 이익을 2025년 25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55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439억원 대비 26%(11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유한공사의 경우 지난해 3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인도네시아은행은 1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92.6% 급증했다. IBK미얀마는 지난 2022년 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16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행장은 중국·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미얀마로 이어지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현지 사무소를 내고 법인 전환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폴란드의 경우 지난해 기준 37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누적 투자액은 60억 달러(약 8조3200억원)에 달한다.
한편,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들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중소기업계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참석해 양국 중소기업계 현안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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