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리바트는 매출 5048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4859억원을 올린 한샘을 따돌렸다. 연간이 아닌 분기 실적이지만 한샘이 1위 자리를 내준 건 처음이었다.
현대리바트와 한샘은 올 1분기 실적을 각각 5월9일, 5월10일 발표했다. 한샘의 발표로 가구업계 1위가 바뀐 것이 알려지자 같은날 오후 1시부터 현대리바트의 주가가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약 2개월 전인 4월15일 현대리바트의 주가는 7250원이었지만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8.27% 오른 8510원이었다. 실적 발표 당일인 9일 종가가 전일 대비 2.4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현대리바트의 시가총액이 한샘의 12.9% 수준임에도 매출을 앞서자 업계가 재평가에 나선 것이다.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현대리바트의 시가총액은 약 2000억원, 한샘은 약 1조5500억원 규모였다.
깜짝 놀랄 만한 일은 5월13일에 일어났다. 평소 현대리바트의 거래량은 1만주 내외로 매우 미미한 편이지만 이날 무려 542만주가 거래됐다. 기존 최대 거래량이었던 2020년 5월12일 492만3194주를 뛰어넘어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현대리바트 주가는 전날보다 21.03% 급등한 1만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6월3일까지 계속 9800원~1만원대를 오가며 개미들을 설레게 했다. 6월 중순 이후 주가는 8900~9000원대를 오가며 숨을 고르고 있다.
증권가는 거래량 쏠림 현상이 삼일천하로 끝난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4월23일 거래량이 3886주였던 것에 비하면 실적 발표 이후 거래량이 3만~15만주로 10배 이상 상승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리바트 지분은 현대지에프홀딩스 41.2%, 국민연금 1.1%, 자사주 2.1%, 기타 55.6%로 이루어져 있다.
━
연간 흑자 전환 목표… 브랜드 가치 상승 기대
━
현대리바트는 올해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가 여럿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누계 기준 매매거래량은 19만7555건으로 전년 동기 16만6840건 대비 18.4%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4만3033건(전년 동월 대비 67% 증가) ▲2월 4만3491건(5.6% 증가) ▲3월 5만2816건(0.9% 증가) ▲4월 5만8215건(22.4% 증가) 등이다.
주택거래량 활성화로 리모델링, 가구 구입 등이 늘어나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흑자 달성을 목표로 각 부문 별 전략을 재정비했다. B2B 가구와 사업 부문에서는 ▲빌트인 원가율 개선 활동 지속 ▲오피스 가구 매출 성장세 지속 ▲안정적 해외가설 현장 수행 ▲B2B 인테리어 사업 확대 등을 내세웠다.
B2C 가구 부문은 전통의 강호인 라이벌 한샘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개선 ▲유통망 안정과 집테리어 지속 확대에 집중한다.고급원목 소재와 파격적인 디자인 등을 적용한 고가라인 전략으로 기업 이미지도 프리미엄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을 담은 프리미엄 가구 라인 ‘마이스터 컬렉션’ 출시, 해외아티스트 협업 제품개발, 컬러 팔레트 구축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국내 최초로 3년 품질 보증 제도 도입 역시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통상 업계 보증 기간은 1년이지만 이를 3년으로 확대해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신규 및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애프터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전에 일어날 수 있는 하자와 고객 불만 사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TV 광고와 홈쇼핑 확대로 인지도 상승을 꾀하고 현재 오프라인 유통망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수 대리점도 지속해서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워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 사업부문에 걸쳐 원가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실시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