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SK그룹 경영진들에게 중복 투자를 해소하고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4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보면 SK그룹 계열사는 219개, 국내 대기업 집단 중에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각 사업회사의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추진한다. 그룹 안팎에선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SK그룹은 2026년 세전이익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SK그룹의 세전이익은 10조원 적자로, 올해 흑자 전환한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할 방침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SK온을 시작으로 SK그룹 전반에 사장단과 임원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현재 5명인 C레벨을 3명으로 줄였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자리는 폐지했다. 남은 C레벨 3명의 거취는 이사회에 위임했다.
SK그룹의 핵심 사업인 AI와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확대한다. SK하이닉스에 2028년까지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2조원을 투입하고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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