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출시하면서 부품을 공급받은 한국 기업과 공동 마케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는 차량의 완성도를 주로 강조하고 어느 부품을 사용했는지는 잘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동차에 전자 부품 비중이 커지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한국산 부품’을 사용했다는 게 성능과 안정성에 신뢰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 미니(MINI) 코리아가 지난 1일 출시한 ‘뉴 MINI 쿠퍼 S 3-도어’ 모델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9.4인치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MINI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1100만개의 달하는 픽셀과 수만 개의 회로를 원형에 맞도록 만들었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인포테인먼트 화면으로 채택한 차량은 4세대 MINI가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MINI쿠퍼와 컨트리맨 등 전기차 2종을 포함해 총 5종의 신형 MINI 차량에 원형 OLED를 독점 공급한다.
최근 진행된 MINI 출시행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무대에 올라 원형 디스플레이 개발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워치용 원형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바 있다. 갤럭시워치에 탑재되는 원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선명하고 내구성이 좋은 9.6인치 원형 OLED를 개발할 수 있었다.
미국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은 최근 전기차 ‘리릭(LYRIQ)’을 출시하면서 LG,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과 대대적인 공동 마케팅을 펼쳤다.
GM의 차세대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이 적용된 리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102㎾h(킬로와트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탑재됐다.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465㎞다. LG그룹은 리릭의 국내 출시 1호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6일 리릭을 강남 사옥에 전시하고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공동 프로모션을 벌였다. 행사에는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 서유란 포스코 자동차소재마케팅실장 등 주요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릭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기술이 대폭 채택된 ‘포스코카’”라고 말했다.
리릭은 포스코퓨처엠이 개발하고 생산한 양극재와 음극재가 배터리 소재로 모두 사용된 첫 번째 전기차다. 또 리릭에는 포스코 철강 제품도 사용됐다. 차체와 섀시에는 포스코가 공급한 기가스틸(인장강도 980Mpa 이상)과 초고강도 강을 사용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안전 최고등급인 5스타를 받았다.
이 차의 구동 모터에는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인 ‘하이퍼 엔오’가 적용됐다. 이 전기강판은 국내에서 포스코가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SK온을 우수 공급사로 선정했다. SK온은 페라리의 유일한 배터리 공급사다. SK온은 2019년부터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SF90 스트라달레(Stradale)’와 컨버터블 버전인 ‘SF90 스파이더(Spider)’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두 차량은 3개의 전기모터(총 220마력)와 V8 터보엔진(780마력)이 결합돼 1000마력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5초다.
지난해 페라리가 한정판 스페셜 시리즈로 선보인 ‘SF90 XX 스트라달레’와 ‘SF90 XX 스파이더’에도 SK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SK온은 2021년, 2022년에 각각 출시된 페라리의 PHEV ‘296 GTB’, ‘296 GTS’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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