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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2년 뒤인 2026년부터 요양보호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다. 가파른 고령화로 이미 85세 인구가 100만 명을 넘는 등 요양보호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85세가 넘으면 급격한 노화로 인해 돌봄·의료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보호사들의 평균 연령도 높아지면서 자격증을 소지하고도 경제활동에서 이탈하는 비율도 높아져 요양보호사 부족을 가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요양보호사 1인당 환자 비율을 현행 2.3명에서 2.1명으로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 환자비율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인 셈이다.
이희승 건강보험연구원 장기요양정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3일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2024 제1회 NPS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수요-공급은 내년께 균형 수준을 유지하지만 2026년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다. 2028년에는 약 11만 6000명의 요양보호사가 더 필요할 전망이다. 필요 인력(약 77만 3000명)의 15%에 달하는 수치다. 요양보호사 공급은 거의 변하지 않는데 수요는 매년 4~5만명씩 늘어나는 탓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제활동인구가 부족한 전남과 경남에서 수급 부족이 가장 심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우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련 시설에서 근무하지 않는 유휴 자격자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220만 7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에 달했다. 다만 이중 실제로 장기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47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가족을 돌보고 있거나 다른 의료·복지기관에서 일하는 경우가 146만 90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남은 26만 9000여 명 가운데 노화 등으로 인한 자발적 실업자(11만 명)와 장기요양수급자·환자(5만 6000명) 등을 제외해도 상당한 유휴 인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유휴 인력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신규 요양보호사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휴인력만으로는 (미래 수요를 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방문형 요양보호사의 경우 임금은 최저임금의 130~150%에 불과하고 95%는 계약직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2012년부터 개호직원(요양 관련 근로자)에게 특정처우개선가산 수당을 지급해 급여를 월 평균 8만 엔(68만 9000원) 개선했다”며 “일본 장기요양시설의 90%에서 가산 수당을 지급한다”고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도서지역이나 인구소멸지역에서는 요양 인력 유치를 위해 특정지역가산 수당을 더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연구위원은 “국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도 결국 요양보호사 수요를 다 채우기 어렵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외인력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도 요양보호사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7월 중 관련 제도를 개편할 것”이라며 “이들이 자격을 취득해 요양시설에 취직할 경우 전문인력에게 주어지는 E-7 비자를 발급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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