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에서 자산규모 4위 기업인 삼성증권이 WM(자산관리) 부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넓히기 시작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조직인 영앤글로벌영업팀을 신설했다. 디지털 부문 산하 영앤글로벌영업팀은 최근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약 30여명의 대규모 인력으로 구성했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는 전날(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16개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가 열리기 전 기자와 만나 최근 WM 부문 조직개편과 관련 “지난달 영앤글로벌영업팀을 만들어 자산가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WM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고액자산가들의 해외투자 등을 지원한다.삼성증권의 디지털부문은 디지털 부유층을 겨냥한 삼성증권의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디지털PB(프라이빗뱅킹), 리서치톡 등을 개발하는 부서로 이찬우 부사장이 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WM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초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와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는 중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 ‘패밀리오피스’ 전담 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세우기도 했다. 지난달엔 초고액자산가 중 1000억원 이상의 자산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패밀리오피스 고객 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이 WM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WM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WM에서 활로를 찾는 중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자산가 규모가 2022년 38만5000명에서 2023년 41만6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WM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데다 자산운용(AM)사업 대비 이익률도 높아 증권사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다.
증권사들은 강남과 같은 부촌에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센터를 늘리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삼성증권의 자산 규모 1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고객 수는 26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1만2000명 늘었다. 위탁자산 규모도 314조원으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증권의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1062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2293억원)과 한국투자증권(124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삼성증권은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브랜드인 ‘SNI(Success & Investment)’를 도입하면서 초부유층 시장을 공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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