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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폭탄 재건축 vs 속도전 리모델링… 정비사업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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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두고 일부 노후아파트 입주민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준공(입주) 30여년이 지난 수도권 1기 신도시 등에서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의 선택을 놓고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수주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리모델링으로 선회했던 단지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정부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추진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자 다시 재건축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지 기로에 선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높은 추가분담금 폭탄을 우려해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지만 입주민 의견이 팽팽하다.

대표 단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다. 해당 단지는 지난달 1일 재건축준비위원회가 첫 주민설명회를 열고 활동에 돌입했다. 앞서 대치2단지는 재건축을 대신해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사업이 표류했다.

2020년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받은 뒤 리모델링 조합이 결성됐다가 2022년 수직증축 부적합 판정을 받아서다.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시공사들마저 시공권을 포기하며 일부 주민들은 리모델링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재건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준비위는 이달 발족대회를 열어 연말까지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해 단지 소유주 10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은 사업기간이 긴 재건축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모델링 추진이 좌절된 대치2단지가 재건축을 고민하는 이유는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정부는 최대 3만9000여가구의 1시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계획을 내놓고 재건축 인·허가 단축과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완화, 그리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를 위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규제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4월 시행되며 가시화됐다. 지난달부터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가 시작되는 등 최근 재건축 활성화 기조 속에 공사비가 많이 드는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의 이점이 떨어졌다는 점도 재건축 선회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경기 안양 평촌 목련2단지도 일부 주민의 주도로 리모델링을 추진해왔지만 다른 의견을 가진 주민들이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면서 대립했다. 1기 신도시 고양 일산에서도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강촌마을14단지, 문촌마을16단지에서 주민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사비 폭등으로 조합의 추가분담금 증가 등 많은 요소들이 사업 선택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추가분담금은 평균 5억원 안팎으로 상승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의 선택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어느 한쪽으로 편중시키는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제한한다”며 “각각의 특성에 맞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주택공급 규모와 노후화 수준, 환경적 요소, 도시계획 측면 등을 검토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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