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장비 기업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또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관련 종목 비중을 늘렸다. 조선, 뷰티(미용), 식품 업종 등의 종목도 골라 담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반도체 장비 기업 에스티아이 지분을 지난해 12월 3.66%에서 올해 6월 말 6.09%로 늘렸다. 에스티아이의 주력 제품은 ‘CCSS(중앙 약품 공급 시스템)’다. 반도체 등의 전(前)공정에 필요한 화학물질들을 생산장비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리면서 처음으로 대량보유 보고(5%룰) 대상이 된 반도체 장비 기업도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5.13% ▲디아이 5.06% ▲피에스케이홀딩스 5.06% 등이다.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테크윙 지분도 2022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5%를 넘겼다. 이밖에 케이씨텍, 유니드, 코미코 등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 지분도 올해 들어 1%포인트 이상 늘렸다.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불황에 설비 투자를 죄면서 부침을 겪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 개선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티아이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2022년 348억원에서 지난해 2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나, 증권사들은 올해 49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에 지분을 늘린 다른 종목들도 업황이 탄력을 받은 종목들이다. ▲뷰티 에이피알, 토니모리 ▲식품 오리온, 농심 ▲조선 한화엔진, HD현대미포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2분기로 좁혀보면 국민연금은 이른바 ‘아이폰 수혜주(株)’ 주식도 샀다. 아이폰 16이 올해 3분기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아이폰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아이폰16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 지분을 올해 1분기 5.41%에서 4.62%까지 낮췄다가 다시 5.02%로 늘렸다. 아이폰16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지분율도 같은 기간 10.48%에서 8.32%로 줄였다가 10.88%까지 확대했다. 애플에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 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 역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분기에 7.25%에서 6.18%로 감소했으나, 2분기 들어 7.33%까지 반등했다.
국민연금이 투자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투자 참고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금융 부문 운용 수익률이 14.14%에 달했다.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고 수익률이다.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도 22.14%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해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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