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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STX중공업 품을까…기업결합 승인 여부 오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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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오늘 전원위원회 개최

한화와 조선 이어 엔진까지 각축전 확대

STX중공업이 생산한 선박엔진(98MC-C)ⓒSTX중공업

HD현대와 STX중공업의 기업결합이 목전까지 다가왔다. 글로벌 선박엔진 부문 1위인 HD한국조선해양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위 한화엔진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열고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HD한국조선해양은 사모펀드인 파인트리파트너스와 STX중공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652만4174주 및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를 사들였다.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해 1대 주주가 된 HD현대는 이후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HD현대가 STX중공업 인수에 착수한 것은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조까지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HD현대는 대형 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35%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인정받지만, 중소형 선박 엔진은 취약점으로 지적 받아왔다.

이에 반해 STX중공업은 중소형 엔진에 강점을 띄고 있어 HD현대의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평가된다. STX중공업은 디젤엔진, DF(Dual Fuel, 이중연료)엔진,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가 최근 본격화하면서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과의 혼소 발전 기술이 중요해졌는데, STX중공업이 이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친환경 규제 대응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바다 위 친환경 규제가 거세지면서, 연료 혼소 발전 기술의 중요성이 상당해졌다”면서 “두 기업이 하나가 되면 고도화된 친환경 엔진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결합 심사를 맡은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이 선박 엔진 시장의 독과점으로 이어질지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결합하면 엔진시장 점유율은 절반 수준에 가까워진다”면서 “점유율 1위와 3위의 결합인데 이에 따른 영향을 검토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공정위는 엔진 제작에 필수인 크랭크 샤프트(엔진 내 피스톤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부품)의 독과점 문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가 STX중공업을 인수하면 해당 부품의 점유율이 과반을 넘기게 되면서 부품 가격·공급량을 조절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경쟁제한성 정도에 따라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승인을 대가로 영업활동에 제한을 거는 조처를 하거나, 특정사업 부분을 매각하라고 구조적 조처를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쟁제한성은 한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0%이상을 넘기면 원칙적으로 기업결합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엔진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HD현대와 한화그룹의 경쟁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올 초 HSD엔진(현 한화엔진)을 인수해 엔진 부문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엔진의 선박 엔진 제조경험과 그룹 내 시너지를 바탕으로 친환경 연료 엔진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두 기업의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가 차원에서는 엔진 국산화로 경쟁력이 상승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면서 “각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경쟁을 기술력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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