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대 남성, ‘인간 실격’ㆍ’삼체’ 가장 많이 읽어
여성들에 비해 재미와 실용적인 도서 찾는 경향 높아
김훈, 무라카미 하루키, 법정 스님 등은 여전히 중년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젊은 세대는 SFㆍ판타지 소설에 큰 관심을 보였다. 투자ㆍ재테크 등 경제 서적들도 남성 독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았다.
3일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훈의 ‘허송세월’은 6월 4주차 에세이 분야 1위에 올랐다. 남성 구매자 비율은 51.6%로, 올 상반기 전체 도서 구매자 중 남성의 비율인 31.9%에 비해 19.7%p 높았다.
이광수의 ‘어떻게 살 것인가’와 ‘삼체 1~3세트(출간 10주년 기념 특별판)’도 남성 구매자 비율이 각각 59.4%, 53.8%에 달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급변하는 시장 속 변하지 않는 투자의 본질과 방법을 전하는 책이다. ‘삼체’는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대표작이다. 동명의 넷플릭스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양장으로 다시 출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20세대 남성 독자들은 ‘인간 실격’을 가장 많이 찾았다. 이 책은 일본 데카당스(Décadence) 문학의 대표작이다. 데카당스란 ‘퇴폐’, ‘쇠락’ 등의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순수를 추구했던 한 젊은이가 세상의 위선과 악함에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3040세대 남성 독자들은 SF와 판타지 소설에 빠졌다. 1위에 오른 ‘삼체 1~3세트’는 물론 신작으로 돌아온 전민희의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7’의 인기에 힘입어 상반기 3040세대 남성의 SFㆍ판타지 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1%p 증가했다.
5060세대 남성 독자들은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 주목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국내 장편 역사소설의 선호도가 높은 독자층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해외 작가의 단편이 1위를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하루키, 법정 스님의 책도 남성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루키의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와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남성 구매자 비율이 각각 52.5%와 42.3%로 50대 남성 독자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입적 후 14년 만에 공개된 법정 스님의 강연록 ‘진짜 나를 찾아라’의 남성 구매자 비율은 43.0%였다. 노년의 가르침과 지혜를 얻고 싶은 60대 남성의 사랑을 받았다.
‘머니 트렌드 2024’, ‘럭키’ 등 경제 관련 서적으로 40대 남성 독자 팬층을 확보한 김도윤의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또한 남성 구매자 비율이 49.0%에 달했다. 돈과 투자, 인간의 본성과 세상의 이치를 담은 ‘불변의 법칙’ 역시 남성 구매자 비율이 55.0%에 달했다.
종합하면, 젊은 남성들은 SFㆍ판타지 등 장르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역사, 돈, 삶의 지혜와 관련한 키워드의 서적들을 많이 찾았다. 여성 독자들에 비해 ‘재미’와 ‘실용’ 도서를 주로 찾는다는 게 출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스24 관계자는 “남성 독자들은 전체 독자층의 흐름과는 또 다른, 고유한 경향성을 가지고 다양한 도서를 향유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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