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지주사인 BGF의 자회사 지분 취득을 결정했다. BGF가 BGF리테일을 지렛대 삼아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6월13일 BGF의 자회사 4사(BGF네트웍스·동부로지스·하이로지스·화인로지텍)의 주식취득을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7.84%에 해당하는 841억800만원이다.
이로써 BGF리테일은 BGF네트웍스 100%(취득금액 720억원), 동부로지스 30%(18억원), 하이로지스 35%(40억원), 화인로지텍(주) 40%(63억원)의 지분을 보유한다. 취득 방법은 모두 현금이며 취득일은 지난 1일이다.
2023년 12월31일 기준 BGF의 최대 주주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71)으로 32.40%, 장남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BGF리테일 부회장·42)이 20.77%, 차남 홍정혁 BGF 신사업담당 겸 사장(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41)이 10.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BGF리테일의 최대 주주는 BGF(30%)이며 홍 회장(7.36%) 등 오너 일가 6명의 총 지분은 22.25%다. 소액주주의 소유주식 비율은 36.48%다.
업계는 지분 매각을 통해 BGF가 확보한 자금이 BGF에코머티리얼즈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BGF는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지분 65.1%를 보유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지분 취득을 결정한 지난달 13일 BGF는 종속기업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해 7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같은 날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울산 무수불산 제조시설 신설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무수불산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에 사용되는 불소계 제품의 핵심 원료다. BGF 그룹이 소재·화학 분야 신사업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BGF가 BGF리테일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GF는 총 자산 1조5785억원 중 종속·관계기업 투자자산이 1조2761억원으로 80.84%에 이르는 순수지주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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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BGF 그룹 캐시카우 역할론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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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기준 BGF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수익은 전체수익의 84%에 달하는 309억9100만원이다. 지난해 배당금수익은 369억5600만원으로 전체수익의 61.2%를 차지했다. 총 배당금수익 중 68.5%에 달하는 212억4800만원이 BGF리테일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BGF리테일의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6953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지만 배당금 지급 재원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연차 배당금액은 708억원2800만원으로 이 중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가져간 배당액은 378억원이다. 홍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 6명이 수령한 배당액은 157억5923만원이다.
지난해 BGF리테일은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8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매출은 7.6% 증가한 8조1948억원이며 영업이익은 0.3% 증가한 2532억원이다. 2022년에도 매출액이 6조7812억원에서 7조6158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급증하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BGF는 2021년 12월 BGF에코머티리얼즈를 편입한 뒤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비롯해 전환사채(CB), 신종자본증권(BW)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BGF의 지원사격으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영업이익률 6~8%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2021년 96%에서 2023년 30%대로 진입했다.
BGF리테일의 지분 취득과 관련해 BGF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사업포트폴리오 명확화를 통한 역할 강화 차원”이라며 “유통부문의 운영 효율성 개선, 플루오린 코리아의 안정적 공급 체계 구축으로 소재 사업 경쟁력 확보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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