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며 연 매출 4조원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작년 수주 금액의 40% 수준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 4637억원(10억 6000만 달러)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체결한 투자의향서(LOI) 대비 1조 3164억원(9억 4749만 달러) 증액된 규모다.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며,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사상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 5009억원)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 상반기 수주 2조 5000억원 돌파…연 매출 4조원 가시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에만 2조 5000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의 71%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총 7건의 계약 중 6건이 기존 계약의 증액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고객사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현재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을 1조 711억원(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 영업이익을 3140억원(23.9% 증가)으로 추정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원달러 환율 강세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가 꼽힌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 4조 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4공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며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는 전년 대비 10~15%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생산능력 확대 박차…25년 4월 준공 5공장 건설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18만ℓ 규모의 5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 공장이 완공되면 회사의 총 생산능력은 78.4만ℓ에 달하게 된다.
또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 약물 접합체)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으로 연말까지 가동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품질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6월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는 278건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99%의 배치(Batch) 성공률을 달성했다.
이는 의약품 제조·관리 전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품질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 미국 바이오보안법, 새로운 기회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바이오보안법 및 미 식품의약국(FDA) 최종보완요청서(CRL) 관련 소식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민간 기업, 연구기관 등은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법안이 최종통과되면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거래처를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법안 통과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혜의 정도, FDA의 제3자 생산시설 관련 기조에 따라 부각할 수 있는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선호도 증가가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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