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파리 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대회다. 아예 본선 티켓을 놓친 종목들이 많아 선수단 규모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에서 섣부른 예측은 오판을 불러올 뿐이다.
어려울 때 탄생한다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주위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암울한 전망은 밝은 기대로 바뀐다.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이 한국 육상 사상 첫 올림픽 트랙&필드 메달 획득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깜짝’ 한국 신기록(2m35)을 작성한 우상혁은, 놀라운 선전을 펼쳤으나 최종 4위로 마무리했다. 그래서 2024 파리 올림픽 때는 시상대에 반드시 오르겠다는 각오가 뜨겁다. 1㎝라도 더 뛰려는 간절함이 ‘삭발’한 머리에 담겨있다.
한국 육상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온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대회의 이봉주(은메달) 단 두 명뿐이다. 둘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 메달리스트다.
2016 리우 대회 때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우상혁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리우에서는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도쿄에서는 2m35를 넘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젠 과거의 위상이 아니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점퍼’로 우뚝 섰다.
2022 베오그라드(세르비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2m34), 오리건(미국)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자타가 공인하는 레벨로 올라섰다.
2022년 2월 체코 실내대회에서 2m36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한 때 국제육상연맹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상혁의 경쟁자는 현역 최고로 평가받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도쿄에서 바르심과 공동 금메달을 획득했던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등이다.
미국의 주본 해리슨과 우상혁까지 이른바 남자 높이뛰기 ‘빅 4’로 꼽힌다.
개인 최고 기록으로만 봤을 때는 2m43의 바르심이 1위, 탬베리가 2m37로 2위, 해리슨과 우상혁이 나란히 2m36으로 공동 3위다.
올해 기준으로만 봤을 때는 탬베리가 2m37로 가장 기록이 좋고, 뉴질랜드의 해미시 커도 2m36으로 상승세다. 해리슨이 2m34m, 우상혁이 2m33, 바르심이 2m31이다.
그는 2m37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높이’라 보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한국 신기록 수립과 함께 메달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는 한국시간으로 8월 7일 오후 6시10분(현지시간 7일 오전 10시10분)에 예선이 열리고, 8월 11일 오전 3시5분(현지시간 10일 오후 7시5분)에 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우상혁은 도쿄에서 아쉽게 오르지 못했던 시상대에 서서 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할 순간을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
우상혁은 “올림픽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것은 한 끗 차이”라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되는 만큼 계획한 대로 마지막까지 훈련을 잘 마무리한 뒤 파리에서 모두 쏟아붓겠다. 파리에서는 무조건 메달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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