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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미국 발판으로 성장한 中, 생물보안법에 위기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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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견제하는 동시에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 생물보안법은 최근 중국 기업들의 로비로 입법 과정에 제약이 걸렸으나 연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미국은 입법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국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중국을 바이오 공급망에서 배제하고자 한다.

커가는 中 바이오 굴기… 美 위협 본격화

최근 미·중 바이오 패권 경쟁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이 일부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3월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중국은 합성생물학 분야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 52.4%를 차지했다. 2위 미국(16.8%)보다 3.1배 높다. 합성생물학 기술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물학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바이오 분야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바이오제조 분야 영향력 있는 논문에서도 중국 점유율(26.0%)이 미국(10.4%)을 두 배 이상 앞섰다.

중국 바이오산업 성장은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발전했다. 2017년 안팎부터 미국 유망 바이오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주요 기술들을 도입한 것. 중국의 대(對)미국 아웃바운드(역외) 거래비율은 2020년 상반기 36%로 단일 국가 중 최대를 기록할 만큼 상승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중국은 2017년 이후부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했다”며 “지분투자 등을 통해 미국 바이오 기업의 역량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에 대한 미국 업체들의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미국바이오협회가 지난달 초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기업 124개사 가운데 중국 CDMO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은 79%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업들은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의 계약을 맺었다. 응답기업의 74%는 전임상 및 임상 서비스를 위해 중국 회사와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업체들이 제조 파트너를 바꾸는 데에는 최대 8년이 걸릴 것이란 게 미국 바이오협회의 예상이다.

중국 바이오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018년 ‘외국인 투자위험 검토현대화법'(FIRRMA)을 제정하며 간단한 기술 거래부터 인수·합병(M&A) 거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자본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해당 법안은 중국 등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시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바이오 등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생물보안법에 글로벌 연합까지… 美, 中 견제 ‘총력’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중심으로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견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에는 생물보안법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2032년부터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우지바이오로직스·우시앱텍·BGI 등)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해당 기업과는 기존 계약을 포함해 장비 및 서비스 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 중국 기업이 수집하는 미국인 유전자 정보 등이 중국의 국가적 이익에 활용될 가능성을 겨냥해 추진됐다. 앞서 BGI는 전 세계 수백만 명으로부터 DNA를 수집해 중국군이 수행하는 게놈 프로젝트에 동의 없이 해당 데이터를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며 입법 과정에 제동에 걸렸으나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 업체들의 로비로 인해 생물보안법이 하원 NDAA 개정안에 제외된 것일 뿐 법안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서다. 실질적인 법안 추진 배경인 중국의 바이오 굴기가 여전하다는 점도 생물보안법 통과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중국을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등 소수국가에 집중된 제약·바이오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바이오제약연합’이 지난 6월 출범했다. 해당 연합에는 한국·미국·일본·유럽연합(EU)·인도 등이 참가한다. 5개국은 향후 민간 합동 ‘바이오제약연합회의’를 정례화하고 장기적인 과점에서 공급망 강화 방안을 꾸준히 살펴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국의 바이오 정책과 규제, 연구·개발(R&D) 지원 정책 등을 조율해 공급망 리스크를 예방한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미국이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방치하면 미국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적인 성과들이 중국 바이오 기업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생물보안법 효력이 2032년으로 유예됐던 만큼 법안 통과가 소폭 지연되는 것은 미중 바이오 패권 경쟁의 대세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을 공급망에서 제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며 “이는 미국 빅파마들의 중국 기술 선호 현상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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