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는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29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원 총액(2087억8500만원)과 지원 건수(1570건)는 전년 대비 각각 0.7%(14억4100만원), 19.1% 증가한 반면 지원 기업수(515개)는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총액은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래 최대 규모다.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분야(약 1205억원·+1.7%)에 대한 지원이 57.7%를 차지해 여전히 기업의 지원이 가장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전시 분야의 지원 금액(약 307억원)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으나 전년도에 이어 2순위를 유지했으며, 클래식 분야(약 174억원·+3.6%)가 그 뒤를 이었다.
비주류·다원예술 분야(약 66억원)의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66.2%)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융·복합 예술 등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영상·미디어(약 28억원·+18%), 연극(약 25억원·+7.4%), 무용 분야(약 13억원·+81.3%)도 증가했지만 각 장르 모두 전체 지원 규모에서 1~3% 정도만 차지하고 있어 소외 장르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SG 관점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한 기업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질문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전년 대비 5.9% 감소,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문항의 긍정적 답변도 3.2% 감소했다. ESG 경영에 대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기업의 경영 방식과 메세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주체별 분석 결과, 개별 기업 부문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KT&G가 1위를 유지했다. KT&G는 서울·춘천·논산·부산지역에서 ‘KT&G 상상마당’을 운영하며 시각, 다원예술뿐 아니라 비주류 장르에 대한 지원으로 국내 문화예술계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의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리움·호암미술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협회는 “이번 조사에서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3.7%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지원 규모는 6.7% 증가했다”라며 “지역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청신호”라고 짚었다.
협회는 정체기에 놓인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해답으로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촉진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 후원의 효과와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지역 곳곳에 메세나 단체가 설립돼 지난해에만 2개 단체가 출범, 현재 국내에는 총 8개 단체가 활동 중”이라며 “기업과 예술계의 파트너십을 연계하는 메세나 단체들이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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