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목장의 주인이자 농부 윌리엄 브래즐은 잔해를 발견해 지역 보안관과 언론사에 신고했다. 보안관의 연락을 받고 온 미 공군(당시 육군 항공대)은 파편을 모두 수거한 후 ‘비행접시(Flying saucer)’를 회수했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하루 만에 공군은 비행접시가 ‘기상관측 기구(Wheather gear)’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UFO 음모론 중 하나인 로즈웰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1950년대 이후 항공·우주 시대가 찾아오면서 외계인과 UFO라는 미지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로즈웰 사건을 소환했다.
이후 로즈웰 사건 관계자들이 실제로 외계인을 봤다고 증언하거나 실제 외계인을 촬영한 것 같은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당시 로즈웰에 추락한 것이 외계 비행 물체이며 미군이 이를 숨기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 UFO의 날이기도 한 7월2일은 바로 이 로즈웰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세계 UFO의 날 기구라는 단체가 지정했다. 7월2일은 로즈웰에 비행접시가 떨어졌다고 추정되는 날짜다. 로즈웰 정부는 당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1996년부터 매년 7월 초, 7월2일과 가까운 주말에 ‘UFO 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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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사고가 비밀스러운 음모론으로… ‘외계인 발견’ 주장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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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로즈웰에서 잔해를 회수했던 마셀 중령(사건 당시 소령)이 퇴역 후인 1978년 당시 수거한 파편이 외계의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로즈웰 사건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1987년 영국의 유명 UFO 연구가 티모시 굿은 로즈웰에서 발견된 것이 “추락한 비행선과 외계인들이었으나 상부에서 은폐하라는 명령을 받고 미공군이 급하게 정정보도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로즈웰에 실제로 UFO가 추락했으며 미군이 존재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빠르게 증폭됐다. 티모시 굿은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외계인을 만났다고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1995년 5월 영국의 비디오 제작자이자 사업가 레이 산틸리는 자신이 로즈웰 사건 외계인의 부검 영상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산틸리에 따르면 영상의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코닥에 의뢰한 결과 해당 영상은 1947년 또는 1967년에 제작된 것으로 판명받았다.
이 같은 설명에 힘입어 미국 방송사 폭스는 같은해 8월28일 ‘Alien Autopsy :fact or fiction’이라는 이름으로 샨틸리의 영상을 공개했고 대중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영상 공개 이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UFO의 존재를 의심하게 됐다.
CNN이 지난 1997년 6월15일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80%의 응답자가 ‘정부가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지식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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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미-소 냉전시대의 산물?… 거듭되는 해명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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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지속되자 미 공군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로즈웰 사건의 사실관계를 밝힌 보고서를 발표했다.1994년 7월 공개된 ‘로즈웰 보고서:뉴멕시코 사막의 진실 vs 허구’는 로즈웰에서 발견된 금속품들이 소련의 핵실험을 감지하기 위한 음파 탐지기의 잔해였다고 해명했다. 이는 당시 일급 군사기밀로서 이름은 ‘모굴 작전'(Mogul Project)이라고 덧붙였다.
미 공군은 1997년 6월 또다시 ‘로즈웰 보고서:사건종료’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로즈웰 사건 당시 목격됐다는 외계인 시체는 공군의 낙하산 훈련에 사용된 인체 모형”이라며 당시 훈련용 더미 인형의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아울러 전 세계에 UFO 논란을 일으킨 산틸리의 영상 또한 거짓으로 밝혀졌다. 2006년 4월7일 산틸리가 “1995년 공개된 영상의 리메이크 영화를 개봉하면서 당시 영화 속의 외계인이 소품용 인형이었다”고 고백한 것. 다만 그는 자신이 입수한 영상 원본을 기술적으로 복원할 수 없어 소품을 활용해 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소품 제작자인 존 험프리즈는 같은해 4월6일 자신이 산틸리의 영상에 등장하는 외계인 모형을 제작했으며 외계인을 해부하는 부검의로도 출연했다고 밝혔다. 존 험프리즈는 영국 드라마 ‘닥터후’와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의 특수소품을 만든 제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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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넘어 문화가 된 로즈웰 UFO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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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회색빛 피부와 머리 위 돋아난 더듬이 같은 뿔까지. 독특한 외모를 가진 외계인들이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하루를 보낸다. 외계인과 사람들이 섞여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이 현장은 매년 7월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주 로즈웰에서 열리는 UFO(미확인 비행 물체) 축제의 한 모습이다.1947년 7월2일 로즈웰에 떨어진 비행물체를 보도하기도 했던 지역매체 로즈웰 데일리는 지난 2022년 개최된 로즈웰 UFO 축제에 약 4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대략 219만달러(한화 약 30여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로즈웰에는 국제 UFO 박물관과 연구센터 등이 자리 잡았는데 UFO 의혹이 로즈웰의 상징이 된 셈이다. 로즈웰 사건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1994년 TV 영화 ‘로즈웰’이 제작됐고 ‘엑스파일’, ‘테이큰’ ‘인디아나 존스’ 등 다양한 작품이 로즈웰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
로즈웰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UFO와 외계인의 존재는 여전히 많은 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30일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뉴햄프셔주 매체 더 콘웨이 데일리 선과의 만남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UFO에 대해 진상 규명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당국이 외계 존재를 감추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UAP(미확인공중현상, UFO의 대체 용어) 독립 연구팀을 발족해 지난해 9월14일 1년 동안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NASA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UAP와 외계인 사이의 연결성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로즈웰 사건으로 대표되는 외계 존재에 대한 의문은 미국 문화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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