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이어 한화도 이달 리브랜딩 계획
안정성 대신 사업 방향·경쟁력 부각
벤치마킹 전략…마케팅 전쟁 치열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명 교체에 나서고 있다. 리브랜딩과 함께 ETF 경쟁력 제고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복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2년 ‘KINDEX’에서 ‘ACE’로 브랜드명을 교체한 이후 ETF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입증한 것을 벤치마킹한 전략으로 운용사간 마케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중 ETF 브랜드명 교체를 단행한다. 변경할 브랜드명도 이미 윤곽이 잡힌 상태다.
우선 KB자산운용은 현재 사용중인 ‘KBSTAR’를 ‘RISE’로 바꾼다. 8년 만의 리브랜딩으로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를 모토로 개인투자자들의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KB금융지주 산하의 계열사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명인 ‘STAR’를 떼냈다는 점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08년 ‘KSTAR’로 ETF 시장에 뛰어든 뒤 2016년 ‘KBSTAR’로 한차례 브랜드명을 교체해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이번에도 ‘STAR’가 포함된 브랜드명을 검토하기는 했으나 최종 결정에서 선택하지 않았다. 안전한 선택을 하기보다 독자적 브랜드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겠단 의도에서다.
한화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를 기존 ‘ARIRANG’ 대신 ‘PLUS’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부사안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다.
‘PLUS’는 금융의 본질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란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이미 회사의 타깃데이트펀드(TDF) 브랜드로 쓰이는 ‘LIFEPLUS’에도 포함된 단어다.
이번에 브랜드명을 교체하면 이는 무려 14년 만에 리브랜딩이 이뤄지는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010년 ETF 시장에 뛰어든 이후 줄곧 ‘ARIRANG’을 써왔다.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의 철자가 A로 시작하며 개별 상품 검색 시 앞 순번으로 나온다는 이점은 있으나 브랜드가 회사의 ETF 사업 방향과 지향점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보고 리브랜딩 단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릴레이 리브랜딩 시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공 사례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10월13일 ‘KINDEX’에서 ‘ACE’로 변경했다. 이후 순자산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브랜드 경쟁력 제고가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ETF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52조6363억원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은 10조1812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4위(6.67%)를 기록하고 있다. 순자산 11조7097억원으로 3위인 KB자산운용(7.67%)을 바짝 따라붙고 있다.
‘ACE ETF’ 브랜드 출범 당시와 비교해 점유율 3위와 4위는 변함없으나 격차는 크게 줄어 들었다.
지난 2022년10월13일 기준 KB자산운용은 순자산 5조2519억원, 시장점유율 7.01%를 기록 중이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순자산 3조40억원, 시장점유율 4.01%로 양사 간 차이가 적지 않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당시 리브랜딩에 나선 건 브랜드 파워 강화와 고객과의 접점 확대를 지향하겠다는 목표였다. 또 KINDEX가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KODEX와 철자가 비슷해 경쟁력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했다.
ACE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라는 것과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라는 다중적 의미를 담았다. 회사는 ETF 리브랜딩 이후 ETF 홈페이지 리뉴얼과 상품 마케팅에 힘을 싣는 등 적극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업계는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리브랜딩에 성공 사례를 이뤄낼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리브랜딩 이후 성장을 거듭하자 업계에서는 ACE ETF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며 “자산운용사들간 마케팅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