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정부 차원의 전기차 육성 정책이 철회돼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에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수주를 늘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산업 전반이 쪼그라들면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는 증권사 웨드부시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테슬라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보도했다.
웨드부시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축소된다면 아직 사업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쟁사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져 테슬라가 시장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바라봤다.
테슬라가 차량 한 대당 판매 수익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는 바이든 현 정부 정책이 철회돼도 다른 기업들보다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테슬라는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 다른 주요 완성차 업체들보다 많은 평균 7천 달러(약 965만 원)의 순이익을 거둔다.
테슬라라티는 “테슬라는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기 때문에 미 연방정부의 세액공제 없이도 경쟁할 수 있는 제조업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6월27일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1차 대선 토론에서 확실한 ‘판정승’을 거머쥐며 당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선거운동 본부는 민주당 안팎에서 부는 후보 교체설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또한 11월 대선까지 4달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큰 혼란에 휩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친환경 정책을 백지화 하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던 만큼 전기차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 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테슬라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온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도 트럼프 집권 뒤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 오창과 미국 조지아주에서 테슬라용 ‘4680(지름 46㎜, 길이 80㎜)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납품 물량이 늘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 테슬라가 어떠한 방면으로든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를 영입해 경제 관련 정책에 공식 의견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현실화하면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산업 정책 전체를 주도하는 형국이 펼쳐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과반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이러한 관측이 무리가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는 일까진 쉽지 않겠지만 시장 판도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배터리 공급사 LG에너지솔루션에 단기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외 다른 자동차 기업들과 북미에 다수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시장 기반 약화는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스텔란티스 및 혼다 등과 배터리 합작사를 차리고 북미 지역에 8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거나 건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손을 잡은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춘다면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대규모 선제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높아질 공산이 커진다.
결국 미국 정권 교체가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테슬라 배터리 협력사에 단기적으로는 수혜 요인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업황 자체를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CNBC를 통해 “트럼프 재집권은 모든 전기차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더라도 테슬라에만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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