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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금융그룹, 불안한 롯데손보, 지켜보는 롯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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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지주사 본입찰 불참에 ‘오리알’

MBK파트너스 매각가 3조 이상 거론

남은 인수 후보는 KB·하나·농협금융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사옥 전경. ⓒ각 사

롯데손해보험이 기업 매각에 고평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인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그룹 뿐 아니라 잠재적 후보였던 하나금융까지 참전을 포기하면서 당분간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오버페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롯데손보와 비슷한 몸값을 바라던 롯데카드의 속내까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촤근 롯데손보의 본입찰에 국내 금융사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고, 외국계 사모펀드 1~2곳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우리금융뿐만 아니라 잠재적 가능성이 있던 하나금융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새 주인 찾기가 어려워진 모양새다.

롯데손보는 꾸준히 고평가 지적을 받아왔다. 시장에 알려진 롯데손보 매각가는 2조원대 중반에서 3조원대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 생각하는 롯데손보의 가치는 1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현실과 괴리됐단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업계에 도입된 신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보다 매력이 있게 된 건 맞지만, 롯데손보의 2조원대 이상의 매각가는 시장에서 호응 받기 어려운 가격이었다”며 “높은 매각가를 지속해서 고수할 경우 롯데손보 매각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평가 탓에 국내 금융사의 외면을 받은 롯데손보를 보고 롯데카드 또한 복잡한 속내다.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롯데카드의 매각가는 3조원대로 알려져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지분 59.83%를 갖고 있다.

롯데카드 지분구조.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MBK파트너스는 2019년에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 맞춰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75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1조3810억원에 롯데카드 지분 59.83%와 경영권을 가져왔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통상 사모펀드는 인수 후 몸값을 높여 3~5년 내외에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다. 이 점을 평가해 올 하반기에는 롯데카드가 다시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2년 시장에 매물로 나왔었다. 그 당시 롯데카드 예비입찰전에는 하나금융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3조원의 매각가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중도에 물러난 바 있다.

고평가 탓에 매각에 진전이 없자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롯데카드가 보유한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4000억원에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로카모빌리티는 롯데카드의 교통카드 자회사다.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3% 감소했다.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로 자산은 같은 기간 12.3% 늘어났고, 시장점유율 확대했지만,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또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아 많은 편에 속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1조1476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쇼핑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기에 브랜드가 가치가 컸다”면서도 “최근 고금리 기조에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실적 또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 부동산PF 자산 건전성 우려를 감안할 때 3조원대의 매각가는 과도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말 시장 점유율(개인 신용판매 기준)은 9.68%로 국내 카드사 9곳 중 5위를 기록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19.19%) ▲현대카드(17.92%) ▲삼성카드(17.06%) ▲KB국민카드(14.97%)에 이어 카드사 중 5위에 해당한다. 그 뒤로 ▲NH농협카드(7.32%) ▲우리카드(7.03%) ▲하나카드(6.38%) ▲BC카드(0.45%) 순으로 집계됐다.

2024년 1분기 말 국내 신용카드사 점유율.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시장에서 보는 롯데카드의 유력 매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과 하나금융, 농협금융지주로 꼽힌다.

KB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국민카드와 합병시 국민카드는 단순 합계 시장점유율이 24.65%를 기록하며,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다.

롯데카드와 합병시 각 사별 점유율 변화.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하나금융의 경우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와 합병 시 16.06%로 업계 중상위권으로 안착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롯데카드의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농협카드는 현재 NH농협은행의 카드 사업부문에 속하며, 독립법인 상태는 아니다. 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금융)는 카드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들어 농협카드 분사에 대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농협카드는 1분기 말 개인 신판 기준 시장 점유율은 7.32%로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농협은행 내 조직임에도 존재감은 뚜렷하다. 이 여파로 별도 법인 분사시 농협카드는 업계 중위 카드사로 바로 안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 속 롯데카드와 합병 시 농협카드의 점유율은 17.00%로 삼성카드 뒤를 이어 업계 4위로 안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농협카드는 타 금융지주계 카드사와 달리 은행 내부에 소속된 카드사라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있다”며 “분사할 경우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에 앞장설 수 있는 계열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몸집이 작아졌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3조원대의 높은 매각가는 시장에서 호응받기 어려운 가격”이라며 “인수 전과 대비해 몸집은 커졌지만,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둔화세를 보이는 만큼 매각가를 시장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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