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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네티컷 먹여 살리는 ‘항공 앨리’… 창원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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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도심에서 버스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코네티컷주에는 프랫&휘트니(P&W), 제너럴일렉트릭(GE) 등 항공 엔진 제조사를 중심으로 수백 개의 부품 공급사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한 이른바 ‘항공 앨리(Aerospace Alley)’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9년 9월 코네티컷에 있는 항공 엔진부품 업체인 이닥(EDAC)을 인수하며 코네티컷 항공 앨리에 자리 잡았다. 박명환 HAU 재무팀장은 “주요 고객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어 영업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미국 코네티컷 항공앨리에 위치한 주요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미국 코네티컷 항공앨리에 위치한 주요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코네티컷에 있는 항공 엔진 제작사와 부품 제조업체들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2022년 기준 코네티컷 항공 앨리의 항공 엔진과 부품 회사들이 창출하는 제조 일자리는 약 1만5500개다. 코네티컷 주정부는 코네티컷의 제조업 일자리 한 개가 창출하는 경제 규모는 약 27만달러(약 3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퓨처 엔진 데이’에 참석한 폴 라이보 코네티컷 주정부 제조업 책임자(CMO)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항공엔진의 25%가 코네티컷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코네티컷으로 이주한 P&W가 성장하자, 그 중심으로 협력업체 간의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1925년 완성된 P&W의 ‘R-130 와스프(Wasp)’ 엔진은 이듬해 미 해군의 시험평가에서 425마력의 출력을 기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코네티컷에서는 단발 프로펠러 전투기인 F4U 콜세어(Corsair)를 1만2500대 생산하며 코네티컷 항공 앨리는 빠르게 발전했다.

제시카 테일러 코네티컷 항공부품협회 대표는 “현재 협회에 소속된 130여개 이상의 엔진부품 제조사들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엔진 완제품을 생산하는 P&W의 존재가 산업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HAU)에서 열린 '한화 퓨처 엔진 데이'에 코네티컷주 관계자 및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윤예원 기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HAU)에서 열린 ‘한화 퓨처 엔진 데이’에 코네티컷주 관계자 및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윤예원 기자

기업들과 코네티컷 주정부는 항공 앨리 유지를 위해 협력한다. 코네티컷은 기업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도입했다. 2014년에는 항공산업 재투자법(CONNECTICUT AEROSPACE REINVESTMENT ACT)을 제정했다. 코네티컷에 소재한 항공 기업이 코네티컷에서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을 재투자하면,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기업들은 인근 대학 및 연구기관과 산학협력 등을 맺으며 코네티컷주에 재투자하고 있다.

또 코네티컷은 기업이 새로운 기계 설비 등을 도입할 때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10만달러를 지원한다. HAU의 협력사 중 하나인 버크 에어로스페이스(Burke Aerospace) 역시 주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항공 엔진부품을 만드는 도구를 티타늄, 스테인리스 등을 이용해 구현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도입했는데, 그 결과 3개월 걸리던 도구 공급이 일주일로 단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경상남도와 방산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자 엔진 제품 개발에 나서며 창원을 ‘한국판 항공 앨리’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완제품 공급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한국판 항공 앨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미 P&W와 GE, 롤스로이스 등이 엔진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민항기 제작사가 없어 엔진 개발에 성공해도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비토 모레노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는 “최근 중국도 마찬가지지만, 각 국가는 기술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발주자가 큰 업체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결국 연료 효율성이 대단히 뛰어나면서 조용하고 친환경적인 엔진을 만들어야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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