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Site경제TV 심민현 기자] 올해 금융권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이 4대 금융지주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당초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의 롯데손해보험 인수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로 노선을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발을 뺀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몸값’에 대한 눈높이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시종 ‘오버페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최대 3조원대의 매각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8일 공시를 통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측은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예비입찰 후 롯데손해보험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지난 25일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본입찰을 포기했다.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에는 국내 금융사 없이 외국계 투자자 1~2곳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애착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가성비를 선택했다.
임 회장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지난 5년간 JKL파트너스가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지난해 3000억원 이상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보험업계 우량매물 중 하나인 동양생명과의 협상이 빠르게 진척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동양·ABL생명은 몸값이 2조원대로 롯데손해보험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자산 규모 역시 50조원에 육박해 14조원 수준인 롯데손해보험을 크게 앞서면서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최종적으로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동양·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661억원으로 이를 합산하면 1분기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2050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1조416)억원을 앞선다. 1분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539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보험 계열사를 품는 것만으로도 역전이 가능하다.
한편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손해보험을 3734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 7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JKL파트너스의 기대대로 3조원대에 매각이 이뤄질 경우 약 5년 만에 2조원 넘는 차익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올 1분기 실적 역시 다소 부진했던 점도 매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롯데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은 4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64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0억원에서 511억원으로 32% 줄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날 본입찰과 관련한 딜사이트경제TV의 질문에 “매각 관련 공식 답변이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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