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올해 상반기(1월 2일~6월 27일) 가장 많이 사들인 100개 종목 중 89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종목의 주가가 지속해서 내리자, 추가로 주식을 사들여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이어갔다.
1일 조선비즈가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등록된 사용자 데이터 바탕의 평균 매수가와 올해 상반기 순매수 규모가 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종목 기준일(6월 27일) 주가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NAVER다. 2조10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에 네이버 주식을 보유했다고 등록한 투자자는 총 6만8129명이고, 이들의 평균 매수가는 26만45원이었다. 기준일 종가(16만5400원)와 비교할 때 손실률이 36.4%에 달한다.
네이버를 비롯한 개인 순매수 상위 1위부터 15위 종목 모두 현재 주가가 등록 투자자의 평균 매수가를 밑돌았다. ▲삼성SDI -24.8% ▲LG화학 -38.6% ▲LG에너지솔루션 -26.3% ▲SK이노베이션 -37% ▲POSCO홀딩스 -22.9% ▲엔켐 -6.9%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JYP Ent. -23% ▲하이브 -12.9% 등 엔터테인먼트 업종과 ▲두산로보틱스-5.9% ▲엔젤로보틱스 -31.9% 등 로봇 업종도 손실 구간에 있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가장 손실률이 컸던 것은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페이의 기준일 종가는 2만6350원이다. 등록 투자자 1만1915명의 평균 매수단가는 8만4346원으로 손실률이 68.8%에 달했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매출이 늘어나는 성과가 있기는 하지만, 올해도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증권사 전망에 따라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등 다른 카카오그룹주도 평균 매수가 대비 손실률이 50%가 넘었고, 엔씨소프트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포스뱅크 등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기준일 주가가 평균 매수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와 자신의 보유 주식 정보를 연동한 투자자만의 성적표인 점, 반영 시차가 있는 점 등의 한계는 있다. 다만 올해 개인이 많이 순매수한 100개 종목 중 69개 종목의 주가가 연초(신규 종목은 공모가·기준가 대비)보다 하락한 만큼 실제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7.05%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2.25% 내렸다. 비교적 양호한 주식시장 환경이었는데도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많은 것이다.
선전한 종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화유리 사업 등을 하는 제이앤티씨의 경우 투자자 1906명의 평균 매수가가 2만2473원으로 기준일 종가보다 34.4% 높았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 관련 주식이 주목받는 가운데 제이앤티씨가 반도체용 유리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영향이 컸다.
피부 미용 주사제 ‘리쥬란’을 앞세운 파마리서치와 불닭볶음면 인기에 고공행진 중인 삼양식품 등도 개인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올해 상반기 들어 ‘팔자’에 나선 종목은 상대적으로 투자 성적이 더 좋았다. 개인이 올해 상반기 많이 순매도한 종목 100개 종목 가운데 70개 종목의 평균 매수가가 수익 구간에 있다.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개인은 올해 현대차 주식 3조98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현대차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2만3146명의 평균 매수가는 21만3444원으로 기준일 종가 기준 39.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 삼성물산 등도 보유 중인 투자자는 수익 구간에 들어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의 사용자 투자 정보가 보유 종목을 기준으로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이 주가가 오른 종목은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손실 종목은 사들여 평균 매수가를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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