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상현 이비슬 기자 = 원희룡 후보가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앞선 한동훈 후보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원 후보는 30일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하지 않는다”라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적 대응을 자제하던 한 후보 측 인사들은 원 후보에 대해 “민주당에 가려 하지 않았냐”며 “자승자박”이라고 대대적 반박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를 향해 소통, 신뢰, 경험 등 3가지가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파고들었다.
그는 “한 후보를 만나서 대화해 봤더니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간) 의미 있는 소통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에 너무 충격받았다”며 “(두 사람이) 신뢰 관계가 아니란 점을 당원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의 지원군들은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향후 행보를 구상 중인 한 후보를 대신해 날선 말을 쏟아내며 적극적으로 맞받아쳤다.
특히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 후보는 원 후보의 과거 행적을 직접 조준했다. 이전까지 경쟁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직접적 맞대응을 삼가며 방어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온도차가 느껴졌다.
장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새누리당 탈당 후) 광역자치단체장 출마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 갈 수 있다고 한 분”이라며 “배신을 말하는 사람이 정치하면서 어떤 모습 보였는지 보면 자승자박”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원 후보는 2017년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2018년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에 당선된 후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장 후보는 이를 겨냥해 “공격하더라도 사실관계에 맞게 스스로 돌아보면서 그것이 부메랑이 돌아오지 않도록 하라”고 꼬집었다.
정광재 한동훈 캠프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공한증'(恐韓症)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며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분명 당원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한증은 중국 축구가 한국 팀만 만나면 열세에 놓여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한동훈 후보를 두려워하는 현상을 은유해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후보는 한 후보 측의 공한증 발언에 즉각 맞대응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한증 맞다”며 “어둡고 험한 길을 가는데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 캠프를 지원사격 하는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내비게이션 좀 찍어보자는 국민들 요청에도 백두대간 지도만 고집하며 헤매다 진창에 빠지는 운전사들보다 국민과 당원이 지목하는 길로 함께 갈 줄 아는 운전사를 원한다”며 “누구의 말과 달리 이미 국민 눈에는 초보 운전사가 아닌 것”이라고 다시 맞받았다.
나경원 후보와 윤상현 후보는 두 후보 간 입씨름에 직접 가담하지 않으며 차별화 전략에 집중했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배신’ 공세와 관련 “배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정말 당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는 윤상현과 나경원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며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으로, 당을 분열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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