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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선도지구 경쟁, 분당 설명회엔 피켓까지 등장…”특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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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선도지구 경쟁, 분당 설명회엔 피켓까지 등장…'특혜 안 돼'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공모지침 주민 설명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일부 단지만을 위한 졸속 정책, 성남시는 각성하라’ ‘상가동의 없는 재건축, 꿈도 꾸지 마라’ ‘3000세대 15점, 1000세대 6.4점, 소규모 아파트는 무너져도 된다는 말이냐’

29일 오후 1시 30분,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 1층은 이날 열리는 분당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공모 주민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5일 공개된 선도지구 공모 기준안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들이었다. 30여 곳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의 협의체인 분당재건축연합회는 행사장 앞에서 피켓을 들어보이는 한편 공모 기준 수정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참석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막 오른 선도지구 경쟁, 분당 설명회엔 피켓까지 등장…'특혜 안 돼'
김은혜(오른쪽 다섯 번째) 국회의원과 분당재건축연합회 관계자 등이 25일 경기 성남시청에서 피켓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은 규모(1만 2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선정할 예정인 분당신도시의 선정 기준을 놓고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된 선정 기준이 특정 대단지에 유리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재건축 시 적용 가능한 용적률 등 이번 기준안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도 많아 재건축 추진 단지는 물론 정비 업체의 궁금증도 크다. 시는 8월 중 세부 기준을 확정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나 선정 절차가 워낙 촉박하게 진행돼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29일 오후 2시 시청에서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공모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선도지구 선정 공모 지침을 보다 자세히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588석 규모의 대강당은 설명회 시작 전에 일찌감치 만석이 됐다. 이에 시는 소강당도 개방하는 동시에 온라인 생중계도 진행했다. 설명회엔 김은혜 국회의원(국민의힘, 분당을), 안철수 국회의원(국민의힘, 분당갑), 김병욱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도 일제히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시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 간 경쟁을 의식한 듯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않아도 신속한 재건축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번에 선도지구에서 탈락하더라도 이후에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따른)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주민 간 화합 정도에 따라 선도지구보다 늦게 재건축을 추진한 단지들이 더 빠르게 재건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정비기본계획 용역을 수행 중인 백기영 동명기술공단 전무와 김기홍 분당 재정비 총괄기획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막 오른 선도지구 경쟁, 분당 설명회엔 피켓까지 등장…'특혜 안 돼'
25일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발표 내용 일부. 사진=김태영 기자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은 참석자들이 질문 기회를 놓고 “우리 구역에도 마이크를 달라”며 다투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대단지가 점수를 많이 가져가게 되는 배점 구조에 대한 불만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의 평가 기준에서는 통합재건축 참여 주택 단지 배점이 10점으로 제시됐는데, 시는 배점 만점을 상향해 3000가구 이상일 때 15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시는 상가 동의율을 선도지구 평가 기준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세대 수가 많은 동시에 상가 동의를 얻기 힘든 양지마을(4216가구), 파크타운(3028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를 위한 특혜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총괄건축가는 “1000가구와 3000가구 동의율 확보는 난도가 다르기 때문에 세대 수에 비중을 두고 배점을 배정했다”며 “공모 기간이 촉박한 만큼 20% 이상의 상가 동의율을 신청 요건에 넣되 배점 항목에서는 제외한 것이고, 특정 단지에 특혜를 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도지구로 선정이 되더라도 정비구역이 되기 위해서는 50% 이상의 상가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시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시 검토하겠다”고 수정 여지를 남겼다.

막 오른 선도지구 경쟁, 분당 설명회엔 피켓까지 등장…'특혜 안 돼'
김기홍 분당 재정비 총괄기획가가 25일 성남시청 1층 온누리 대강당에서 공모지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이번 기준안에 최대 적용 가능 용적률, 공공 기여 관련 세부 내용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지적도 많았다. 한 단지의 재건축추진위원장은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따라 3종일반주거지역에 최대 450%의 용적률이 허용되는 길이 열렸는데 아직까지 분당에선 용적률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주민들은 선도지구 신청을 위해 사업성을 판단하고 동의서도 걷어야 해 어려움이 많다”고 질문했다. 또 다른 주민도 “공공기여 비율에 대한 가점이 공개가 안 돼서 시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는 구체적인 용적률의 경우 8월 중 주민 공람을 진행하며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 기여 비율은 시의회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관련 조례가 통과돼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23~27일이 신청서 접수 기간으로 절차가 촉박해 주민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밖에 신탁 방식, 총괄 사업자 및 조합 방식, 공공 시행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평가 항목이 특정 방식을 유도하는 것 같다는 비판에 대해 김 총괄건축가는 “재건축 추진 시 조합 갈등이 빚어지는 걸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분당을 비롯한 1기 신도시들은 9월 말 신청서를 접수하고 10월 심사를 진행한 후 11월에 선도지구를 선정 및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가 선도지구 선정 표준 평가 기준으로 주민동의율 60점 △가구당 주차대수 등 정주 환경 개선의 시급성 10점 △통합정비 참여 주택 단지 수 10점 △통합정비 참여 가구 수 1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10점 등 총 100점을 제시한 가운데, 각 신도시는 지난 25일 자체 평가 기준을 공고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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