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1) 이재상 기자 = “날 원했던 팀을 위해 뛰겠습니다. 코트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트레이드를 통해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에 합류한 미들블로커 진성태(31·198㎝)가 담담하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소감을 밝혔다.
28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OK금융그룹 훈련장에서 ‘뉴스1’과 만난 진성태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었다.
OK는 지난 10일 대한항공에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하고 진성태를 받는 조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진성태는 2014-15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했다. 2016-17시즌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그는 지난 2022년 입대 전까지 6시즌 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3차례 우승에 힘을 보탰다.
OK는 진성태를 영입하면서 기존 박창성, 박원빈, 진상헌 등과 함께 중앙 뎁스를 강화했다. 빠른 속공에 능한 진성태는 이미 오기노 마사지 감독으로부터 공격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프로 3번째 팀에 합류한 진성태는 “OK로의 트레이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당시 관계자들이 ‘널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팀에 가는 것이다. 프로는 가서 해야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날 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진성태는 2023-24시즌 막판 제대했으나 당시 대한항공의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통합 4연패를 달성했지만, 그는 이 모습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진성태는 “군대 있을 때만 해도 ‘가서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전역한 뒤 챔프전은 다르게 다가왔다”며 “(경기에 못 뛰어서) 혼란스러움도 있었다. 팀에서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런 찰나에 트레이드가 내게는 새로운 활력을 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2023-24시즌 OK의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감독은 자신만의 색을 팀에 입히며 지난 시즌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서브는 기존과 다르게 강타보다 목적타로 넣어 범실을 줄이고, 최대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배구다.
진성태는 “군대 있을 때 경기를 챙겨봤지만 오기노 감독님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분들과 디테일이 다르다”며 “최근 배구의 트렌드를 쫓으면서도 굉장히 꼼꼼하고 자세하게 주문하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OK의 배구가) 통할지 의문도 들었지만, 챔프전에 올라 결과를 보여줬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선수 구성도 달라졌기 때문에 어떠한 플레이를 팬들에게 보여줄지는 또 지켜봐야한다. 새로 합류한 나에게도 숙제”라고 덧붙였다.
진성태를 아는 배구인들은 하나 같이 그의 성실함과 코트에서 보여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등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한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 경기를 뛰는 내 플레이를 보면서 밝은 에너지를 얻었다는 팬의 메시지를 받고 큰 힘이 됐다”며 “공 하나도 쉽게 떨어뜨리지 않고 몸을 던지고, 어떻게든 이기려는 프로의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를 보고 자라는 선수들과 응원해 주시는 팬을 위해 프로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히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좋은 태도를 보일 수 있게 더 단단하고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러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진성태는 이제 새로운 팀에서의 우승을 꿈꾼다.
진성태는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지만 강한 훈련을 이겨내면서 사령탑에 믿음을 쌓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겠다. 다시 코트에서 간절하게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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