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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장관 “한미일 3국 장관회의 건설적 대화…정례화 가장 큰 의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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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최초의 한미일 3국 산업장관 회의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이번 회의와 관련, “역내 경제안보 및 산업협력 강화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리츠칼튼 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산업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이번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장관은 전날(26일) 미 상무부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대신과 한미일 3국 산업장관회의를 가진 바 있다.

3국 장관회의 계기에 유럽연합(EU) 관계자를 화상으로 초청해 4자간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고 안 장관은 소개했다.

안 장관은 “한미일 산업장관회의를 통해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첨단기술 보호 및 수출통제 공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기술 관련 공동연구 증진 및 표준협력,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의 3국 협력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이같은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도 발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특파원들과 만나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의의는 한미일 산업장관 회의가 정례화된 것”이라며 “한미일 3국간 산업장관 회의가 정례화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산업계와 산업계를 대변하는 산업부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국이 동등하다고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히 유사한 입장에서 서로간 실질적인 산업협력, 기술협력, 표준협력 등 굉장히 다양한 내용을 얘기하고, 산업기술 정책에 대해서 심도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앞서 3국 산업장관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핵심·신흥기술을 활용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려는 자들의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데 본질적 이해를 갖는다”라고 밝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와 일본에 이어 한국 정부에도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 통제 조치를 하고 있거나 제도를 만들고 있는 부분은 없다”며 “글로벌하게 이중용도 (품목) 관련해서 인식이 제고되고 있고, 미국 같은 경우에 레거시 반도체에 대해 여러가지 제한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그런 부분들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것이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들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수준을 올리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 같은데, 한국이 반도체 장비 분야에 있어선 역량이 굉장히 낮다”며 “장비는 우리가 다 지금 수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3% 조금 넘는 수준이고, 10대 장비 회사로 꼽아보면 한국이 한곳만 들어가 있는데 그게 1.6%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도 한국이 반도체 장비(에 있어선) ASML 등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서 네덜란드나 일본과 얘기하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예외적으로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를 받는다든가 한미간 굉장히 높은 수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한미일 틀 안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한미일 3국 산업장관회의 정례화된 데다 민간 산업계에서 수요가 큰 만큼 3국 장관회의 정례화를 “하루아침에 뒤집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나아가 한국이 최대 대미 투자국인 만큼 미국내 투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부분”이라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전날 한일 산업장관회의를 가진 데 이어 이날엔 러몬도 장관과 2차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장관급 회의를 갖고 주요 통상현안 및 첨단산업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러몬도 장관과 첨단산업 및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양국은 전통적인 한미동맹이 첨단산업, 기술, 공급망 분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가장 강건하고 성공적인 동맹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재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첨단제조, 핵심광물, 바이오, 디지털 경제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한미 민관이 함께 확대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한미는 지난 25일 양국 정부 및 유관기관, 협회, 민간 기업 등이 참여하는 한미 청정에너지 포럼에 이어 이날 한미 첨단산업 기술협력 포럼 등을 개최했다.

한미 SCCD 반도체 포럼도 이날 오후 개최될 예정이다. 안 장관은 “한미 반도체 협회간 및 한국 국가기술표준원과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간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협력을 심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 기업들은 첨단기술과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간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3국 경제단체간 한미일 재계회의도 처음으로 개최했다고 안 장관은 소개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일 재계회의 출범에 대해 “정부만 정책 차원에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3국의 민간 경제단체가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민간 차원에서 상호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는 작업과 정례화시키는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며 “그야말로 한미일 3국의 경제동맹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3국 경제 동맹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관련, “한미일 산업 장관회의 발족이 그냥 한번 만나자고 하는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라며 “제도적으로 군사동맹과 같이 침략을 당하면 자동으로 (어떻게 한다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 장관 방미 계기에 첨단산업 및 청정에너지 분야의 미국 기업 3곳으로부터 대(對)한국 투자 유치도 이뤄졌다.

안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중 세계 2위 전력반도체 기업인 ‘온세미 컨덕터’, 세계 1위 특수유리·광케이블 기업인 ‘코닝’, 태양광·풍력 분야 기업인 ‘퍼시피코 에너지’ 등 3곳으로부터 투자 신고서를 정식으로 접수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첨단산업과 에너지 분야 기업 환경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변치 않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이번 투자가 앞으로 한미 첨단산업 공급망 및 에너지 안보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간 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중국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연내 한중 산업장관 회의는 물론 한중일 산업장관 회의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프로젝트를 분석한 미국 기업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액트지오를 선정해서 (분석)결과 나오고 했던 부분은 저희 나름대로 검증한 바에 따르면 그것을 되돌리거나 할 부분은 크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금 나와 있는 분석 결과에 대해선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름대로 검증절차도 6개월가량 거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왜 이 회사(액트지오)가 세금을 안 내고 활동했는지 저희도 안타까운 부분이 있지만, 그런 것은 저희가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런 여러가지 문제가 나오면서 저희도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도 “국내에 있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부분 (액트지오가) 평가한 내용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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