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IB 금융의 중심지로서 많은 글로벌 투자기관과 자산운용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도 싱가포르를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점찍고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50년간 묵묵히 자리를 지킨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싱가포르 최대 상업지구인 래플스 플레이스, 그 안에서도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이 각축전을 벌어지는 세실스트리트 내 푸르덴셜타워에 위치한다.
올해 개점 51주년을 맞은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싱가포르 지역을 넘어 일본과 호주, 베트남, 필리핀, 대만을 아우르는 아시아 지역 본부로 역할을 확대한다. 아시아 본부가 유럽과 중동, 미주 등 다른 지역 본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글로벌 영토 확장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윤태선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은 “아시아지역은 미주나 유럽시장과 달리 다수의 개발도상 국가로 구성돼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싱가포르 지점은 오랜기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량 글로벌 IB 자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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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익 5년간 179% 달해… 교민 편의, 유일한 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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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지난 2019년말 기준 당기순익은 161억원에서 2020년 172억원, 2021년 381억원, 2022년 423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50억원 순익을 거둬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순이익 성장률은 179%에 달한다.
싱가포르 지점은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 외에도 수출입업무 수수료, 송금 수수료, FX주선 및 참여 수수료 등 다양한 비이자 이익에서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한국계 대기업과 IB 신디케이션, 국내 지점 연계 자산 등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 기업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해 지난 5월말 기준 대출자산 2조797억원을 달성했다.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유일하게 리테일 영업을 하는 곳이다. 한국 교민을 위한 창구를 열고 있으며 한인회 등 교민을 위한 행사를 적극 지원한다. 한국계 은행 중에 유일하게 싱가포르달러 결제시스템에 가입해 싱가포르달러 이체 시 편의성이 높아 한국 유학생과 주재원, 교민분들에게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한다.
지난 3월에는 하나금융그룹이 KPLGA 첫 대회를 싱가포르에서 주최, 싱가포르 교민을 대상으로 한국 여자골프를 직접 볼 수 있는 갤러리 티켓을 무료로 배포한 바 있다.
윤태선 지점장은 “하나은행은 국내 금융권에서 싱가포르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은행으로 교민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며 “향후에도 싱가포르 교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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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 본부 역할… 신디론 주선 경험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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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아시아 지역 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의 중국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영업 경쟁이 치열한 국가가 됐고 수출 기업들의 아시아 진출 시 ‘관문’이 됐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금융서비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3%(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지난해 말 현재 싱가포르에서 영업하는 은행 123곳 중 외국계 법인·지점은 117개다. 싱가포르는 세계경제포럼(WEF) 등 각종 기관들이 선정한 런던·뉴욕·홍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허브로 꼽힌다.
그는 “한국계은행 중 싱가포르에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장점을 살려 거액자산가를 유치하고 PB(프라이빗뱅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2022년 상반기 한국 대기업의 신디케이션을 주선하는 등 한국계 은행으로 최초 신디론을 주선한 경험을 살려 ESG론 취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화두인 디지털 금융도 강화한다. 싱가포르는 구글과 AWS,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70개 이상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도시 국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높은 기술력을 가진 VC(밴처캐피탈)과 핀테크 회사도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있다.
윤태선 지점장은 “온라인 뱅킹을 강화해 개인과 기업 고객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며 “싱가포르 지점은 아시아 본부로 디지털 금융과 자금 센터 기능을 활성화하고 아시아지역을 넘어 유럽과 중동, 미주지역 본부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글로벌 영토 확장에 첨병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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