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대규모 투자를 앞둔 반도체와 AI, 생존을 위해 타이트하게 재편 중인 에너지·화학·배터리를 놓고 SK그룹 경영전략 시계가 바쁘게 돌아간다.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우려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대형 IT 기업 경영진을 만나고, 그룹 CEO들은 AI·반도체에 대한 ‘역대 최고’ 수준 투자 재원 마련 방법 논의에 나섰다.
특히 올해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지휘봉을 잡고 그룹 ‘리밸런싱’을 주도하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사업 재조정은 미래를 이끌 AI·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곧 열릴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사업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운영개선’ 방안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 중으로,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샘 울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AI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향후 AI 연관 사업 성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 최 회장은 빅테크(대형 IT기업) 기업 경영진들과 연달아 만나고 있다.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도 최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CEO와 만나 반도체, 데이터센터, 언어모델 등 AI 생태계 관련 협력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
AI 기술과 산업의 변화 물결을 직접 목격한 최 회장은 빅테크와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면서 흐름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출장중인 최 회장은 화상으로 그룹 상반기 최대 회의체인 경영전략회의에 참여해 이러한 의지를 전할 방침이다.
같은 시각, 국내에선 전사차원의 대규모 회의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확대경영회의’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경영전략회의는 올해 이름을 바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30여명의 최고 경영진들이 머리를 맞댄다. 특히 올해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부임한 이후 고강도 변화를 예고한 바 있어 이목이 더욱 집중돼있다. SK그룹 경영 전략 변화로 이어졌던 ‘서든 데스’ 경고, ‘딥 체인지’, ‘파이낸셜 스토리’ 모두 확대경영회의에서 의제로 던져졌던 바 있다.
올해 경영전략회의 핵심 의제로 AI·반도체 투자를 꺼내든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춘 사업 구조개편이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각 사마다 진행중인 효율성 제고 및 수익성 극대화 전략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재원을 확충해낼 방법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다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배터리나 바이오 등에 대해서는 ‘질적성장’을 추구한다는 방향을 재확인했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다가올 미래’에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내실 경영을 다시 한번 다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SK는 이번에 고유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실천 및 강화를 위한 토론을 집중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했던 SKMS는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에서도 논의해 현재 SK그룹이 맞닥뜨린 위기에 맞게 수정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