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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담보’ 하림지주, 돌아온 ‘레버리지’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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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자회사별 배당금 수익규모 추이./사진=나이스신용평가

하림지주 자회사별 배당금 수익규모 추이./사진=나이스신용평가

하림지주 자회사별 배당금 수익규모 추이./사진=나이스신용평가

‘팬오션 담보’ 하림지주, 돌아온 ‘레버리지’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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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하림지주가 교환사채(EB, 팬오션 주식) 조기 상환을 위해 공모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주력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취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신규 사업 등에 대한 투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금흐름 개선 속도를 고려하면 현 신용등급에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은 다소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이날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1년6개월물(400억원), 2년물(6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로 A-급 민평금리 평균에 -30bp~+30bp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발행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지난 2022년 발행한 교환사채(행사금액 772억5000만원, 행사비율 68.97%) 상환에 쓰인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하림지주가 차환하는 교환사채의 교환대상은 팬오션 주식 1603만8951주(주식총수 대비 3.0%)다. 교환가액은 6983원이지만 현재 팬오션 주가는 4000원대로 채권자 입장에서는 행사할 이유가 없다. 조기 풋옵션(put option) 조항에 따라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다.

하림그룹은 레버리지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그룹이다. 차입 자금으로 현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배당 등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법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실제로 하림그룹은 돈육/육계, 사료, 해운, 홈쇼핑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특히 팬오션은 그룹 외형을 확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22년까지 해운업 호황으로 이익 창출력이 크게 증가했으나 지난해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하림지주 입장에서 팬오션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자체 사업이 없는 만큼 자회사 실적 및 배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난해 팬오션 실적이 직전년도대비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확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림지주는 하림USA, 한강식품 등 계열사에 대한 지분출자 규모를 늘렸다. 이들 기업은 실적 개선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 자금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만큼 하림지주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우량등급(A급 이하)도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완판 행진을 기록 중이다. 두산(BBB+), GS글로벌(A0), 다우기술(A0) 등은 모두 모집액을 훌쩍 뛰어넘는 오버부킹이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완판’에 성공한 발행사들은 차입 만기를 축소하거나 상환해야 하는 자금대비 발행금액을 줄였다. 공모채 호황 이면에 기업들의 ‘셈법’이 작용한 것이다.

하림지주는 ‘A-, 안정적’으로 A급 최하위 등급이다. 단기 내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1000억원 규모 발행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최근 비우량채 등급 회사채까지 발행 시장에서 넘치는 수요를 확인했다”며 “해당 기업들은 일부 현금상환을 통해 발행 규모를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수요가 확대된 점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림지주가 계열사 배당수취 규모 확대로 각종 비용을 어느 정도 충당하고 있지만 기업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발행규모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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