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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뻔 시승기] Q8 이트론, EV의 ‘본보기’와 같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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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준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Q8 55 이-트론(e-tron)’.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의 준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Q8 55 이-트론(e-tron)’.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1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아우디가 준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Q8 이-트론(e-tron)’을 한국에 출시했다.

Q8 이트론은 아우디가 지난 2019년 야심 차게 출시했던 최초의 전동화 모델, 이트론의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및 제품명 변경 모델로, 본디 글로벌 시장에서 2022년 11월 발표된 바 있는 프리미엄 전기차다. 이트론 앞에 ‘Q8’이라는 이름을 더한 이유는 추후 출시될 전기차 모델까지 고려해 통일된 네이밍 전략을 가져가기 위함이다.

이전 세대 모델 대비 디자인에 엄청난 변동은 없었기에 누군가는 ‘바뀐 게 거의 없는데’라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타 보면  알게 된다. 울컥거림이 거의 없는 ‘탈(脫) 전기차 급’ 주행감, 전통의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Quattro, 이탈리아어로 숫자 4)’를 기반으로 한 안정성 등 아우디가 자랑하는 장점을 극대화해 그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 한 수 위의 전기차라는 것을 말이다. 아마 이전 모델을 탑승한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든 충분히 그 상품성에 대해서는 납득하게 되지 않을까.

지난 20일 기자는 서울과 경기도 여주 일대를 오가며 진행된 아우디코리아의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에 참가해 Q8 55 이트론, Q8 55 이트론 스포트백 2가지 모델의 온 로드·오프 로드 주행을 체험했다.

Q8 55 이트론. 동생 격의 모델인 Q4 이트론과 비슷한 둥글둥글한 인상에 약간 더 날렵한 느낌이 더해졌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동생 격의 모델인 Q4 이트론과 비슷한 둥글둥글한 인상에 약간 더 날렵한 느낌이 더해졌다. /사진=김현일 기자

첫인상은 무난… 실내 구성·고급감은 좋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첫인상은 Q4 이트론을 봤을 때의 그것과 비슷하다. 둥글둥글 모나지 않고 무난한, 착해 보이는 형태에 좀 더 날렵한 느낌을 더했다랄까. 덕분에 Q4와 마찬가지로 낮은 공기 저항계수로 인해 주행거리가 길어진다는 장점을 유지하고 있는데, 기존 이트론 모델 대비 전면 그릴의 크기가 커지고 구조가 개선되며 ‘에어로 다이나믹’이라고도 불리는 공기역학적 요소가 한층 더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우디 Q8 55 이트론 모델의 그릴부. 좌측에 보이는 측면 그릴과 하부의 그릴 내부에는 공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마련돼 있어 주행시에 바람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 Q8 55 이트론 모델의 그릴부. 좌측에 보이는 측면 그릴과 하부의 그릴 내부에는 공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마련돼 있어 주행시에 바람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사진=김현일 기자

우선 전면 범퍼의 형상이 바뀌며 측면으로 흘러가는 공기 흐름이 개선됐으며, 보이진 않지만 차량 하단부와 바퀴에 부딛치는 공기 흐름도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가 이뤄졌다. 덕분에 Q8 이트론의 공기저항계수는 일반 모델 0.26cd(칸델라), 스포트백 0.24cd로 기존 모델 대비 각각 0.1cd씩 낮아졌다. 눈에 띄는 변화다.

그리고 로고 ‘아우디 링’이 Q4 이트론과 마찬가지로 입체적인 3D(3차원) 형태에서 편평한 형태로 변했다. 기존의 멋스러운 모양이 사라진 건 아쉬우나, 상단부에서 라이트가 로고의 굴곡을 비추며 아우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믹이 추가된 점은 작은 위안이다. 예부터 ‘조명집’이라는 평가가 붙을 정도로 라이트에 공을 많이 들여온 아우디다운 포인트.

Q8 55 이트론 운전석. 형태 자체만 따지자면 한 단계 아래의 전기차인 Q4 이트론과 큰 차이가 없지만, 높아진 자재 퀄리티를 비롯해 달라진 구동방식, 한층 디지털한 면모가 강해진 시스템을 탑재해 급 차이를 나눴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운전석. 형태 자체만 따지자면 한 단계 아래의 전기차인 Q4 이트론과 큰 차이가 없지만, 높아진 자재 퀄리티를 비롯해 달라진 구동방식, 한층 디지털한 면모가 강해진 시스템을 탑재해 급 차이를 나눴다. /사진=김현일 기자

실내의 경우 사실 형태 자체는 Q4 이트론과는 큰 차이가 없어 다소 아쉽긴 하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훨씬 높아진 자재 퀄리티를 비롯해 달라진 구동방식, 한층 디지털한 면모가 강해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파 가죽 시트를 포함해 훨씬 고급스러움이 더해진 내장재, 디지털·터치식으로 변한 공조 시스템, 컬럼과 버튼식을 혼용한 특유의 변속 레버 등은 확실히 엔트리 모델인 Q4 이트론과는 구별되는 부분이다.

Q8 55 이트론에 탑재된 버추얼 사이드 미러. 보여주는 범위가 다소 좁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비·눈 등 악천후나 밤이나 터널 등 주변이 어두울 때에도 가시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에 탑재된 버추얼 사이드 미러. 보여주는 범위가 다소 좁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비·눈 등 악천후나 밤이나 터널 등 주변이 어두울 때에도 가시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특히 거울식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를 통해 내부 화면에 좌우 후방 영상을 송출하는 버추얼 사이드미러가 눈에 띈다. 보여주는 범위가 다소 좁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비·눈 등 악천후나 밤이나 터널 등 주변이 어두울 때에도 가시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엔트리 모델인 Q8 50 이트론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에 거부감을 느낄 고객들을 위해 여전히 거울 형태 미러를 유지하고 있다고.

Q8 55 이트론 2열 전경. 174cm 성인 남성 기준 1열 운전석과 무릎사이의 다리 공간(레그룸)은 주먹 1~1.5개, 정수리와 천정 사이의 머리 공간(헤드룸)은 주먹 1.5개 정도가 들어간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2열 전경. 174cm 성인 남성 기준 1열 운전석과 무릎사이의 다리 공간(레그룸)은 주먹 1~1.5개, 정수리와 천정 사이의 머리 공간(헤드룸)은 주먹 1.5개 정도가 들어간다. /사진=김현일 기자

체급 대비 2열 공간은 아쉬워… 대신 트렁크는 넓네

다만 2열 공간은 준대형급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타이트한 편이다. 174cm 성인 남성 기준 1열 운전석과 무릎 사이의 다리 공간(레그룸)은 주먹 1~1.5개, 정수리와 천정 사이의 머리 공간(헤드룸)은 주먹 1.5개 정도가 들어간다. 헤드룸은 Q4와 비슷한데, 레그룸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Q8 55 이트론 트렁크. 2열이 좁은 대신 공간이 꽤 넓은 편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트렁크. 2열이 좁은 대신 공간이 꽤 넓은 편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하지만 레그룸이 줄어든 만큼 트렁크 공간 자체는 넓은 편이어서 준대형급으로서의 자존심은 지킨 느낌이다. 트렁크 하단에도 공간이 꽤 많은 편이며, 아쉽게도 프렁크는 존재하지 않지만 트렁크가 넓고 크다 보니 그 아쉬움을 충분히 만회할 정도는 된다.

Q8 55 이트론 측면 모습. 21인치 15-스포크 스타일 휠이 장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측면 모습. 21인치 15-스포크 스타일 휠이 장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EV 그 이상의 주행감… Q4와는 또 다른 차원에

Q4에서 느꼈던 전기차답지 않은 ‘울컥거림 없는 주행감’은 Q8 이트론에서 한 단계, 아니 두 단계는 진화한 모습이다. 다소 딱딱한 편이었던 주행감을 더 부드럽게 깎아 안락한 느낌을 한층 강화하는 선택을 했는데, 마냥 부드럽기만 한 ‘물렁물렁한’ 주행감이 아니라 폭신함 밑에 단단한 토대가 깔려 편안함과 안정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대중성이나 고급감을 고려했을 때 꽤나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민감함은 이전 이트론과는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 현장에 있던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스티어링 휠의 경우 이전 대비 소폭 민감하고 섬세하게 세팅돼 응답성과 손맛이 좋아졌다. 출력도 기존 그대로이나 후륜 모터에 내장된 전자기장 생성 코일 개수를 12개에서 14개로 늘려 효율성을 향상시켰는데, 2.67톤(t)의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최고 출력은 408ps, 최대 토크는67.71kg·m에 해당한다. 제로백(시속 0km/h에서 100km/h에 달하는 시간)은 5.6초.

아우디 Q8 55 이트론,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 모델들이 오프로드 코스 중 가파른 경사의 사이드 슬로프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 Q8 55 이트론,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 모델들이 오프로드 코스 중 가파른 경사의 사이드 슬로프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오프로드에서 맛보는 콰트로 시스템의 진면모

또 놀라웠던 것은 콰트로 시스템에 기반한 오프로드 코스에서의 훌륭한 주행 성능. 사실 처음에는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로 흙먼지가 날릴 열악한 환경을 달리게 한 아우디코리아의 선택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코스에 들어서 주행을 얼마간 해보니 일반적인 도로보다는 험지에서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 성능이 빛을 발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우디 Q8 55 이트론 모델 우측 뒷바퀴. 오프로드 구간을 막 통과하고 난 이후라 진흙 투성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 Q8 55 이트론 모델 우측 뒷바퀴. 오프로드 구간을 막 통과하고 난 이후라 진흙 투성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이는 특유의 구동력, 거기에 넓은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까지 더해지며 흙으로 된 비탈길 경사를 비롯해 꼬불꼬불 이어지는 좁은 숲길, 진흙탕 등을 정말 수월하게, 단 한차례의 막힘도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덕분이다. 울퉁불퉁한 턱이 올라와 한쪽 바퀴가 공중에 뜨는 범피 구간에서는 하체에서 ‘드드득’ 거리는 소리가 나서 잠시 놀라긴 했지만, 인스트럭터에 따르면 이는 공중에 뜬 바퀴가 헛돌며 낭비될 구동력을 지지하고 있는 바퀴 쪽으로 몰아주고 브레이크를 계속 잡아주는 콰트로 시스템의 특징 때문이라고.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 기존 이트론 대비 차량 지붕과 트렁크가 이어져 둥글고 날렵한 모습의 스포트백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 기존 이트론 대비 차량 지붕과 트렁크가 이어져 둥글고 날렵한 모습의 스포트백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한편 이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잠시 탑승했던 Q8 55 이트론 스포트백 모델의 경우 일반 모델과는 확실히 다른 성격을 띄고 있었다. Q8 이트론의 부드러움을 기반으로 하지만, 보다 단단한 세팅을 통해 일반 도로에서 달리기에 훨씬 재미있는 단단한 승차감을 자랑하기 때문.

전기차의 경우 브랜드나 차종별로 특성을 부여하던 엔진의 부재로 주행감이 대부분 비슷해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좋은 사례가 아닐지.

Q8 55 이트론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대략 400km 정도로 추산된다. 배터리를 100% 충전한 상태에서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를 오가는 177.3Km의 거리 가운데 △전비 3.5km/kWh △잔여 주행 가능 거리 223km 등을 기록했다. /사진=김현일 기자
Q8 55 이트론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대략 400km 정도로 추산된다. 배터리를 100% 충전한 상태에서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를 오가는 177.3Km의 거리 가운데 △전비 3.5km/kWh △잔여 주행 가능 거리 223km 등을 기록했다. /사진=김현일 기자

실 주행거리는 400km 정도… “스펙보다 더 멀리 가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Q8 55 이트론 모델 기준 95kWh(킬로와트시)에서 114kWh로 대폭 커진 배터리 덕분에 400km에 준하는 성적을 달성했다. 100% 충전한 상태에서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를 오가는 177.3Km의 거리 가운데 △전비 3.5km/kWh △잔여 주행 가능 거리 223km 등을 기록했다.

이는 아우디 측에서 설정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복합 기준)인 368km 대비 확연히 좋은 기록인데, UN 자동차 법규 표준화기구의 연비 측정 방법인 WLTP의 기준이 다소 엄격한 편이라 국내에 들어올 때는 표면상 주행거리가 다소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여기에 55 이트론 모델 기준 급속 충전 속도 역시 기존 대비 20kWh 올라간 170kWh에 해당한다.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의 후면부. 기존 이트론 대비 차량 지붕과 트렁크가 이어져 둥글고 날렵한 모습의 스포트백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 Q8 55 스포트백 이트론의 후면부. 기존 이트론 대비 차량 지붕과 트렁크가 이어져 둥글고 날렵한 모습의 스포트백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아우디의 전동화 시대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준하는 편안한 주행감과 안정감, 정숙함, 실내의 고급감까지. 아우디 Q8 이트론은 전기차라면 대부분 목표로 두고 있을 요소들을 고루 갖춘 ‘본보기’와 같은 모델이었다. 아우디라는 브랜드 자체가 디자인적인 변화를 크게 가져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여지는 존재하나, 절륜한 기본기만큼은 경쟁사들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고무적인 것은 아직 아우디가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내연기관 모델이 갖고 있던 좋은 특성을 그대로 전기차에 더해 매력적인 모델들을 만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본격화 될 전기차 시대에 아우디가 우리에게 훌륭한 전기차들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 혹은 믿음 정도는 가져봐도 될 성 싶다. 무엇보다 아직 건재한 ‘독(獨) 3사’로서의  클래스가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 차, 누가 사면 좋을까?

높은 가성비와 전기차 그 이상의 주행감을 갖춘,

1억원대의 고급·고성능 전기차를 원하는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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