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다음 달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은 무더위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파리는 한여름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악명이 높은데, 대회 조직위원회가 친환경 대회를 지향하며 에어컨 등 전력 사용을 최소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선수촌에는 에어컨 대신 물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이 가동된다.
조직위는 에어컨 없이도 최적의 기온을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아무래도 우려가 없을 수 없다. 기온과 습도 등의 환경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이다.
역도 대표팀의 박혜정도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걱정이 많다”면서 “역도의 경우 날씨가 더우면 근육이 지치기 쉬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파리 가자마자 얼음을 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자체 에어컨을 공수할 것이라고도 하지만, 한국 선수단은 다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친환경 특수 냉매제로 만든 쿨링 재킷과 쿨링 시트다.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선 이 쿨링 재킷과 시트가 취재진에게도 공개됐다.
쿨링 재킷과 시트의 특징은 섭씨 18도에서 고체 냉각된다는 것이다. 냉장고나 냉동고가 없어도 아이스박스 등에 넣고 다니면서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배중현 대한체육회 메디컬센터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외부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을 위한 쿨링 재킷보다 10도 정도 더 낮은 온도로 맞춤 제작했다”면서 “운동 전 워밍업할 때, 운동 중간 휴식을 취할 때, 운동 후, 잠잘 때 등 어느 때나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쿨링 재킷을 입거나 환부에 직접 대고 2~3시간만 유지해도 피로를 빨리 덜어낼 수 있다”면서 “다 쓴 재킷은 다시 아이스박스나 냉장고에 넣으면 냉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쿨링 재킷과 시트는 선수단 전원에게 지급된다. 이미 몇몇 종목 선수들이 받아 착용했고,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더운 날씨에 오래 노출되면 지치게 돼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친환경 대회라는 조직위의 취지를 지키면서도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반의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쿨링 조끼의 사이즈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은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역도 등 몸집이 큰 선수들이 많은 종목의 경우 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