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삼성 파운드리 포럼서 협력 강화 논의
‘메모리-생산-패키징’ 턴키 솔루션 전략 강화
CXLㆍ9세대 V낸드 등 AI 향 제품 개발 가속화
반도체 사업에서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 만큼,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기보다 균형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턴키(일괄 공급)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SAFE 포럼 2024’를 열고, 국내 여러 고객사 및 파트너사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이장규 텔레칩스 사장, 박호진 어보브반도체 부사장, 오진욱 리벨리온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현황과 미래 과제 등에 관해 발표한다. 세 기업을 포함한 국내 주요 고객사 관계자들이 한데 모이는 만큼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먼저 열린 행사에서 고객의 인공지능(AI) 아이디어 구현을 위해 메모리, 파운드리,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ackage) 등 세 개 사업 분야 간 협력을 강화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통합 솔루션을 사용하게 되면 공급망이 단순화돼 제품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의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팹리스 고객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사용할 경우 대비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무리하게 1나노미터(㎚·10억 분의 1m) 선단 공정을 앞당기기 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더 강화해 3㎚ 이하 선단 공정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로, 기존 핀펫(FinFET)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다.
삼성전자는 GAA 기반 2㎚ 공정 로드맵에서 후면전력공급 기술(BSPDN)을 적용한 ‘SF2Z’ 공정을 추가해 2027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초미세 공정이 가능하다. 기존 2㎚ 공정 대비 소비전력·성능·면적(PPA)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류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압강하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에서도 HBM 외에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9세대 V낸드 등을 통해 초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Red Hat)’이 인증한 CXL 인프라를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에 구축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및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업계에선 넥스트 HBM으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인프라 구축을 통해 CXL 제품 인증을 자체적으로 완료하고 레드햇 등록 절차를 즉시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제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3분기에는 쿼드 레벨 셀(QLC) 9세대 V낸드도 본격 양산해 기업용 SSD 시장 선점에 나선다. QLC는 1개의 셀에 4비트(bit)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술이다. 3비트를 담던 기존의 트리플레벨셀(TLC) 대비 저장량이 좋아 최근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