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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삼성 반도체 수뇌부… 다시 ‘초격차’ [재도약 나선 삼성전자]

이투데이 조회수  

삼성전자, 26일 DS 글로벌 전략회의
전영현 부회장 주재에 고위급 임원들 참석
AI시대 수혜 놓치고…HBM‧파운드리에서 한 발 늦어
‘넥스트 HBM’ 개발 한창…HBM4‧CXL‧2나노에 사활

뉴스1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설치된 깃발.

고대역폭 메모리(HBM) 엔비디아 공급,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정상화 등 난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반전을 위한 사업 전략 수립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26일 화성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을 구상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DS부문의 수장으로 임명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재하는 첫 부문 전략회의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등 고위급 임원들이 참석했다.

앞서 24∼25일 이틀간 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 사업부는 실무자급들이 참석해 개별적으로 판매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상반기 사업을 되짚어 보고 올해 하반기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 시작돼 밤까지 이어진 수뇌부급 전략회의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진단, 하반기 방향과 판매 전략 등이 논의됐다. 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향 HBM 공급과 파운드리 추가 수주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두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 듯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한 전략회의는 다시 초격차를 되찾기 위한 임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치열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사업장 전경.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HBM은 큰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59%), 삼성전자(37%), 마이크론(4%) 순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과 HBM3E 품질 인증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AMD에 HBM3 인증을 마쳤으나, 엔비디아는 아직이다. 엔비디아는 AI 칩셋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에는 영향력 있는 고객사다.

글로벌 메모리 기업 3사 가운데 엔비디아와 아직 HBM3‧HBM3E를 거래하지 않는 곳은 삼성전자 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엔비디아 인증 여부에 따라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략회의를 통해 엔비디아 인증 현황 등을 점검하고, 차세대 HBM 공급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HBM3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진 만큼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서둘러 준비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HBM4 개발 성패가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계획도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자체 연구시설인 SMRC에 구축한 레드햇 인증 CXL 인프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또 다른 과제는 파운드리 사업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시장점유율은 11.3%로 TSMC(61.3%)에 크게 뒤져있다.

애플이나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삼성전자가 아닌 TSMC ‘3나노(nm·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제품 생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가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로 낮은 수율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회의에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새롭게 반도체 수장으로 임명된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리빌딩에 나서고 있다”며 “초격차 삼성의 옛 영광을 하루 빨리 다시 찾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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