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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도 해법 못 찾은 의정갈등…’의료공백’ ‘의대증원’ 공방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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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강승지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4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의사 단체는 장소를 국회로 옮겨 또 다시 충돌했다. 이날 양측은 의대 증원, 의료개혁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지만, 책임 소재를 미루면서 공전만 이어졌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사와 정부는 전 국민을 볼모로 싸우고 있다”며 “정부와 의협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병원부터 열고 협의를 시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에서 의협을 중심으로 특위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의 발언을 듣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지금까지 복지부가 의협을 대해 왔던 것은 전공의, 교수들, 의협 역시 마찬가지로 범죄자 취급을 했고, 노예 취급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의료 공백 사태를 두고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민수 복지부 2차관에게도 사과 요구를 했고, 박 차관은 “의료공백이 지속된 것에 대해 담당 차관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임 회장은 “현 사태는 의사들이 만든 사태가 아니라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그리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업을 계속 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의료에 미래가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의사들)은 이미 돌아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00명 결정 근거 두고 ‘공방’…조규홍 “증원은 내 결정”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결정 과정과 근거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이전에 2000명이라는 숫자가 언급된 적 있었냐”며 “보정심 회의록을 보면 회의에서 이견이 나왔는데도 조 장관은 (의대 증원안을) 1시간 만에 군사작전 하듯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고 따져 물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많은 국민들이 2000명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총선용으로 2000명이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을 덮기 위한 물타기다’, ‘천공이라는 사람이 결정한 것이다’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제가 결정한 사안”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했다. 의대 교육이 6년임을 감안했을 때 2035년까지 균형을 맞추려면 5년 밖에 없어서 2000명을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2000명이 오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된다고 사회수석실에 알려줬다”며 “이것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적정 입학 정원을 산출한 다음 교육부에 통보한 것”이라고 답했다.

2000명 증원 논의 시기에 대해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증원에 대해서는 11월부터 공감대가 있었다”며 “규모는 2월6일 보정심에 올리기 전에 전달받았고,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 했다”고 했다.

◇박민수 차관 ‘의새’ 발음 해명…임현택 회장 거친 발언도 ‘도마’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2월 정부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던 것을 두고 해명에 나섰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박 차관의 말실수를 지적했고, 이에 박 차관은 “그 단어의 뜻을 몰랐고, 언론 보도 이후 뜻을 알았다”며 “즉시 유감 표명을 기자들을 통해서 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의 거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회장을 향해 “제가 국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저에게 미친여자라고 했는데, 왜 그랬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임 회장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임 회장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임 회장은) 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했다가 고발당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조규홍의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고 말했고,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에게는 ‘십상시’라고 했다”며 “임 회장은 거의 막말 폭격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에 생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곧 발표할 것”…의료계 “전공의 입장 몰라”

조 장관은 미복귀 전공의들의 행정처분과 관련한 정부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전공의분들은 행정 처분에 관한 법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복귀자에 대해서는 처분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현장 의견이나 복귀 현황을 이달 말까지 보고 대응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다음달 초에는 발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전공의 수련 특례를 주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전공의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신뢰를 쌓아서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복귀해달라”고 했다.

다만 의료계는 전공의의 입장을 알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논의할 수 있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이 취소된다고 하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임 회장은 “기본적으로 전공의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관건은 전공의들”이라며 “전공의들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는 내가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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