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장이 되면 가격이 떨어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어요. 근처에 대단지가 없는 데다가 전세 매물이 없다보니까 상승세를 보이는 것 같아요.” (성내동 공인중개업자 A씨)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6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상반기보다 약 9%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서도 1만2032가구의 대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예정돼 있다.
26일 만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은 오는 11월 1만 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이 입주를 시작하면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상급지가 아닌데다가 서울 외곽지역으로 꼽히는 강동구의 아파트여서 입주장이 되더라도 전세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승장’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수식어처럼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는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둔촌오륜역 일대에 드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이었다. 5호선 둔촌동역 인근은 ‘포레온스테이션5’ 공사와 단지 조성 공사로 곳곳에 레미콘 트럭이 드나들었다.
이날 둔촌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월세 계약을 하려는 손님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앞에 조성되는 상가 단지인 ‘포레온스테이션5’ 계약을 문의하는 손님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통상적으로 입주장이 시작되면 물량이 대폭 늘어나 주변 전세 시세를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에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기존 집에서 새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은 생각이 당연하게 들지 않겠나. 현재 강동구 전세시장은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당장 계약금을 건다고 해도 보여줄 수 있는 매물이 한정적일만큼 계약 문의가 많다”며 “입주장이 시작되고 내년 1월, 2월이 되면 전세가격이 최소 1억원 이상은 오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단지는 오는 11월 27일 입주가 시작돼 내년 3월 말까지 입주를 진행한다.
인근의 또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지금도 강동구 전세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입주가 시작되면 이 일대의 전세시장 가격 조정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라며 “송파구의 헬리오시티 정도까지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구 전셋값은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7일 기준) 강동구 전셋값은 0.05% 상승했다. 강동구 전셋값은 5월 셋째 주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매물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 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등록된 강동구 전세 매물은 3625건으로 석달 전(2791건)과 비교해 29.8% 증가했다. 이 중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매물은 2072건에 달한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59㎡는 전세 호가가 7억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날 네이버부동산 기준 가장 저렴한 매물은 전용면적 59㎡ 기준 5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강동구 전세 가격은 더욱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강동구 1만3603가구 △송파구 1314가구 △강북구 1045가구 △성동구 825가구 △은평구 752가구 △구로구 439가구 △성북구 199가구 △영등포구 156가구 △양천구 70가구 △금천구 36가구 순으로 총 1만8439가구에 달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전세 매물 부족이 초래한 ‘전세 대란’이 하반기 전세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동구 전세 가격이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11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시작되면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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