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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몸처럼 움직이는 정부·기업… 전 세계가 보조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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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부장 김시철)는 1조3808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을 내리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자국의 핵심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현상은 점점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무역 전문 연구기관 글로벌 트레이드 얼럿(GTA·Global Trade Alert)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산업보조금 조치는 2008년 92건에서 2021년 1511건, 2022년 1254건으로 증가했다. 2008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누적으로 발표된 산업보조금 정책은 총 1만3538건으로 중국이 377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EU(3221건), 미국(2755건), 캐나다(476건), 일본(446건), 인도(430건)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이 기간 114건으로 14위였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산업보조금 조치는 코로나 이후 급증했다. 2020년부터 2023년 4월까지 발표된 보조금 정책은 총 4409건으로 전체의 약 33%를 차지했다. 2018년 미·중 갈등, 코로나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주요국이 공급망 붕괴 현상을 겪으면서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국의 보조금 정책은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나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군에 집중됐다. 지난 2018년부터 작년 4월까지 세계에서 발표된 산업 보조금 정책의 분야별 비중은 원자로·보일러·기계류 및 부분품(23.3%), 전자기기 및 부분품(14.8%), 차량 및 부분품(7.8%) 순으로 높았다. 각국이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시행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자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한다. 지난해 반도체법을 제정한 EU는 2030년까지 유럽 내 공공 및 민간 반도체 생산 시설에 430억유로(약 64조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중국은 지난달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으로 3440억위안(약 65조원)을 조성했고, 이를 통해 SMIC, 화웨이 등 중국 내 반도체 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은 2015년 1차 펀드로 1400억위안을, 2019년 2차 펀드로 2000억위안 규모의 투자기금을 조성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사업을 위해 조성한 투자금 규모만 130조원에 달한다.

금혜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세계 각국이 보조금 정책을 채택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한국 역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 시설에 필요한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주민의 반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연 문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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