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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장애물 vs 세수 펑크…기로에 선 금투세 [하반기 자본시장 이슈-②]

데일리안 조회수  

내년 시행 앞두고 여야 입장 차 뚜렷…개미는 ‘폐지’ 촉구

여당 “도입시 자본 유출”…야당 “부자 감세·세수입 부족”

진통 속 논의 지연 우려도…“연말까지 시장 혼란 가능성”

올해도 어느덧 절반이 흘러갔다. 올 초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취지로 등장한 밸류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단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등 다양한 정책적 결정이 이뤄졌다.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2년간의 시행 유예가 끝나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부상할 자본시장 이슈들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픽사베이

국내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년 간의 유예를 마치고 내년 초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행 약 6개월을 앞두고 여전히 폐지와 시행 목소리가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도 여야간 극명한 입장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 반면 야당은 금투세 시행을 통해 확보되는 세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투세는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에 따라 마련된 제도다.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원 이상이면 25%) 세금을 부과한다.

당초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22년 12월 여야가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합의하면서 내년으로 시행이 미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하면서 공제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야당은 금투세 폐지로 이득을 보는 이들이 대부분 고소득층이라는 ‘부자 감세’ 논리를 앞세워 내년부터 금투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미 증권거래세가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자본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이른바 ‘큰 손’들이 세금 부담으로 국내 증시를 이탈할 경우 전체 증시가 흔들리고 이는 투자자들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특히 정부·여당은 금투세 시행이 정부가 역점 경제로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과도 상충되는 데다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이를 부자 과세라고도 할 수 없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에 증권거래세 0.15% 인하와 함께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수의 개인투자자들도 금투세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 역시 금투세를 부과하면 국내 증시의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외국인·기관을 제외한 국내 개인투자자들만 과세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한 형평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금투세 폐지를 위한 국회 국민 청원은 모두 6만5449명의 동의를 얻었다. 6월에 올라온 청원의 참여자들까지 포함하면 7만명에 육박하고 있어 조만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 후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전날인 25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내년 금투세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총선 이후 여소야대 지형이 형성돼 다수당인 민주당과의 최종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에선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금투세 폐지 등 감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조4000억원 줄었다. 올해 예산(367조3000억원) 대비 4월까지의 세수 진도율은 34.2%로 56조4000억원의 역대 최대 세수 부족이 일어난 작년(38.9%)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이에 작년보다 세수입이 더 줄어든 만큼 금투세 도입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진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증권거래세는 인하한 채 금투세를 폐지하면 연간 1조5000억원 이상의 추가 세수 손실이 생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일단 금투세를 폐지하고 자본시장 환경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간 이후 재논의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금투세 시행으로 세수 1조5000억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증시 거래량이 급감해 거래세가 줄어드는 것만 2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 주식시장은 세계 증시 중 홀로 침체돼 반드시 금투세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금투업계에선 여야간 금투세 논쟁이 예산 법안 문제와 맞물리며 연말까지 증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는 지난 2022년 말에도 여야가 힘겨운 진통 끝에 도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시행 시기 유예를 결정했다”며 “이번에도 여야의 논의가 연말 무렵까지 지연되면서 시장과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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