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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블록버스터 나온다”…펫 신약 개발 나선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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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파급효과 커…대형제약사와 경쟁은 리스크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 전망/그래픽=최헌정

반려동물의 증가에 기대감을 키우는 산업은 반려동물 신약 산업이다. 반려 가구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개발한 신약을 다시 인체용 의약품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어 개발 성공에 따른 기대효과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규모는 2022년 143억9610만달러(20조원)에서 2027년 195억6820만달러(27조2000억원)로 연 6.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가구 수 증가, 동물 건강관련 지출규모 증가, 반려동물 보험산업 성장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다.

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다. 한국의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1억9220만달러(2673억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성장률은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9.0%를 기록하며 2027년 2억4950만달러(347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한국에서 산업 성장의 요인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는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반려가구 수가 552만가구로 2020년(536만가구)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려가구 10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심사 조사에서도 ‘건강관리’가 55.0%로 1위를 차지했다.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인지도도 2018년 59.5%에서 2023년 89.0%로 29.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 커질 뿐 아니라…’원 소스 멀티 유즈’까지 된다”


반려동물 신약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들/그래픽=이지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이 매력적인 또하나의 이유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많은 신약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과 인체용 의약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래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 겸 카이저바이오 대표는 “사람이나 강아지, 고양이 등에서 질환의 메커니즘이 유사한 부분이 많다”며 “하나의 물질을 개발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과 인체용 의약품 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가 창업한 카이저바이오는 반려동물 치매 치료제를 개발해 궁극적으로는 인체용 신약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효능평가를 마치고 독성시험, 물리화학적 성분분석 등을 준비하는 단계다. 이르면 2026년 시판 허가가 목표다. 이 대표는 “인체용 약 개발을 위해서는 어차피 동물실험이 선행된다”며 “동물실험을 통과하면 먼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인체용 의약품 안전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알엑스바이오도 반려동물과 사람의 비만·당뇨의 원인과 치료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반려동물용 비만·당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알엑스바이오는 넥스턴바이오 대표를 역임한 송명석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넥스턴바이오의 자회사인 로스비보가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인체용 비만·당뇨 치료 물질을 이전시켰다. 송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용 당뇨·비만약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앤지셀도 줄기세포 분리 원천기술을 토대로 반려동물의 난치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항염증, 항면역, 노화 관련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는 ‘엑소좀’ 물질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아토피, 퇴행성 관절염, 근감소증 치료제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자회사인 대웅펫에서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뒤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지앤지셀도 향후 인체용 의약품으로 개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라스메디는 보습제, 소독약, 구강 제품 등 의약외품과 기능성 사료, 영양제 등을 통해 먼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 뒤 의약품 분야로 시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해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 외용제 관련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비만치료제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라스메디는 의사 출신의 최진식 대표와 한의사 출신의 서영준 부대표가 창업해 제품에 의학, 한의학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기업 많지 않지만…대형 제약사 진입은 리스크”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AI로 생성한 ‘강아지를 위한 의약품을 연구하는 벤처기업’ 이미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에서 동물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겸업 포함)은 59개사다. 같은 기간 인체용 의약품 제조사(619곳)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 관련 스타트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반려동물 산업의 고용유발효과가 큰 점을 이유로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에서 2025년까지 반려동물 의약품의 효능·안정성 및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거점시설 2곳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헬스케어 관련 16가지 R&D(연구개발) 과제에도 5년간 31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100억원을 시작으로 전용 벤처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의 대형 제약사들이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리스크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HLB생명과학,


삼진제약 등 대형 제약회사들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동물의약품을 신사업 먹거리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인체용 의약품 제약사가 기존 설비를 반려동물 의약품 제조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가 추진되면서 제약사의 시장 확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인체용 의약품을 기반으로 빠르게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장해가는 모습”이라며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도 인체용 의약품을 개발하는 일반적인 바이오 산업과 비슷하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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