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초반 긴 슬럼프에 빠졌던 김주형(22·나이키골프)이 제대로 감을 잡기 시작했다. 지난주 대회에서 우승에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던 그는, ‘높은 벽’을 느끼게 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린다.
김주형은 27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920만 달러)에 출격한다.
김주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22년 2승, 2023년 1승으로 어린 나이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됐고, 세계랭킹은 11위로 ‘톱10’의 목전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시즌 초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캐디 교체와 잔부상 등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5월까지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이 없었고, 최고 성적은 피닉스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7위였다.
그러던 그가 6월 이후 달라졌다. 김주형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이 살아났고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성적을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이달 초 열린 RBC 캐나다 오픈에서 공동 4위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도 시즌 최고 성적이지만,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지키다 마지막 날 역전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주형은 의연했다. 그는 “정말 좋은 골프를 했다. 마지막에 졌다고 ‘망쳤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오늘을 기회로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했다.
‘시그니처 대회’였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대회는 ‘톱랭커’들이 총출동하진 않는다. 특히 김주형의 우승을 저지했던 셰플러가 이번 대회엔 휴식을 취하는 세계랭킹 16위인 김주형이 가장 높은 순위다.
김주형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그는 임시특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2022년 이 대회에서 7위에 올라 PGA투어 정회원 자격을 사실상 굳혔다. 그리고 그다음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컨디션은 좋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이 대회 출전으로 김주형은 9주 연속 강행군을 이어가게 됐다. 무더운 날씨까지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일정이다.
김주형이 ‘강행군’을 펼치는 이유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와 다음 시즌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 확보를 위한 측면도 있지만, 감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 더욱 크다.
김주형은 “계속 날카로운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대회를 출전하고 있다. 스코어를 떠나 계속 비슷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엔 김성현(26·신한금융그룹)과 이경훈(33·CJ)도 대회에 나선다. 디펜딩 챔피언은 리키 파울러(미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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