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이재상 기자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겁니다.”
시즌 일정의 반환점을 돌기 전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내야수 김도영(21·KIA)을 향해 사령탑이 엄지를 세웠다. 이범호 KIA 감독은 “20-20을 이뤘기 때문에 30-30까지 가는 길은 홀가분할 것”이라면서 “가만 놔둬도 30홈런 30도루는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25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지난 23일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22년 KIA에 입단, 프로 3년 차인 김도영은 2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4회말 ‘괴물’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 한방으로 김도영은 반환점을 돌기 전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23개)를 달성했다. 올 시즌 1호이자 리그 통산 57번째 20-20 클럽 가입.
전반기에 달성한 것으로만 따지면 박재홍(1996년·2000년·당시 현대 유니콘스), 이병규(1999년·LG 트윈스), 에릭 테임즈(2015년·NC 다이노스)에 이어 5번째다.
기록 작성 당시 만 20세 8개월 21일이었던 김도영은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게 됐다. 역대 최연소 기록의 주인공은 김재현 현 SSG 랜더스 단장으로 1994년 LG 트윈스 시절 만 18세 11개월 5일의 나이로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인 김도영을 극찬했다.
이범호 감독은 “내가 칭찬하는 것 이상의 레벨로 가는 선수”라며 “이제 절반 정도 왔는데, 앞으로는 부상과의 싸움이다. 아직 젊은 선수기 때문에 좋은 컨디션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 짊어지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2년 큰 기대를 갖고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데뷔 첫해 103경기에서 타율 0.237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84경기에서 타율 0.303 103안타 7홈런 47타점으로 한 단계 올라섰고, 올해 완전히 유망주의 알에서 깨어났다.
그는 25일 경기까지 시즌 75경기에 나와 타율 0.339 102안타 20홈런 56타점 73득점 23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은 “신인 때 힘들었던 고비가 작년에 엄청나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경험이 쌓이면서 뛰어난 타자로 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로 키우기 위해 우리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베테랑 최형우, 나성범 등 선배들과 함께 뛰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현종이도 그렇고 형우나 성범이도 다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선수들”이라며 “선배들이 걸어왔던 길을 걷는다면 도영이도 우리나라를 더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도영의 시선은 이제 30홈런-30도루로 향한다. 30-30은 통산 8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으로 토종 선수가 달성한 것은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32홈런 30도루)이 마지막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5년 NC 다이노스 외국인 에릭 테임즈(47홈런 40도루)가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은 “아마 20-20을 달성했기 때문에 30-30까지 가는 길은 좀 홀가분 할 것”이라며 “최근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도루를 아낀 것도 있었는데 기록을 이뤄서 욕심이 줄었다”고 했다.
이어 “홈런은 ‘일주일에 하나’ 식으로 정해놓고 또는 ‘2개월에 10개’ 등 편안하게 다가간다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만 놔둬도 좋은 선수로 가고 있다. 30홈런 30도루는 본인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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