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이 연기되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저 2%대까지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연기로 거래량이 예년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5일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일을 7월 1일에서 9월 1일로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3단계 시행일 역시 내년 초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서민과 자영업자 대출이 축소될 수 있거나 부동산 PF 연착륙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연기로 인해 시장에서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년 전 수준인 2%대까지 떨어지면서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전 ‘주담대 막차를 타자’는 수요까지 더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2.940~5.445%로 집계됐다.
실제로 은행 주담대 규모는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DSR 2단계를 앞두고 급격하게 오른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46조3060억원 규모였는데, 지난해 말 529조8922억원에서 16조4138억원 급증했다.
주택 거래도 조금씩 살아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과 2월 2000건대 수준에서 3월 이후 3개월 연속 4000건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6월 월간 거래량이 2021년 5월(5045건) 이후 처음으로 5000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매거래량은 가격 반등의 선행지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5000건 정도 되면 ‘예년 수준’이라고 여겨져왔다. 거래량이 예년수준으로 회복하면 집값 반등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주담대 금리가 낮아진 것이 거래량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 인하는 매수 심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지금은 거래량이 폭등하는 시기라기 보다 조금씩 늘면서 가격을 맞춰가는 단계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로 인해 변화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거래량 증가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의 효과도 있겠지만 거래가 크게 활성화될 정도는 아닐 수 있다”며 “다만 주담대 금리 인하는 매수 수요자들에게 ‘내집 마련에 나서야겠다’는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지방보다 금융변수에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이 특히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주담대 민감도가 지방보다 높은 편”이라며 “지금 시장이 꿈틀대는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거래량 상승 추이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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