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안정화 지원기본법(공급망안정화법)’ 시행을 앞두고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물자 생산에 필요한 핵심광물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은 K-반도체와 K-배터리 등의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급망안정화법이 시행되는 27일 오전 11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다.
공급망안정화위원회는 공급망안정화법에 따라 설치되는 범부처 조직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에 관한 정책을 심의’조정한다.
윤 행장은 공급망안정화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에 필요한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공급망안정화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을 맡는다. 지난해 12월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따르면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최대 10조 원 규모로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윤 행장은 18일 수출입은행 이사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기금 관리와 운용에 필요한 기본사항과 관련된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7월 인사에 맞춰 공급망안정화기금준비단도 조직을 재편한다. 그동안은 2022년부터 운영해오던 공급망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공급망안정화기금준비단으로 격상해 기금 운용에 필요한 준비를 해왔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조직을 다시 한번 재정비하는 것이다”며 “조직 규모와 방식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조직에 인력이 충원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조직 정비 외에 기금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최대 5조 원 한도 안에서 원화와 외화로 공급망안정화 채권을 발행해 기금 재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국내 증권사들과 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 행장은 공급망안정화기금을 대외협력기금(EDCF), 자체 공급망안정화 금융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할 구상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까지 나흘 동안 서울에서 열린 대외협력기금 협력 워크숍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준비단이 특별 세미나를 열고 두 기금의 시너지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자체 공급망안정화 금융프로그램으로 자원안보, 물류네트워크, 글로벌생산체계, K-제조기반, 공급망 위기대응 등에 정책금융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은 수출입은행의 업무 특성상 수출을 매개로 해야만 지원할 수 있다.
이에 공급망안정화기금은 자체 프로그램이 지원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도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보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국책은행으로서 수출입은행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정부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전략물자 생산에 필요한 핵심품목의 원활한 공급을 돕는다면 수출입은행의 영향력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윤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과 수은 공급망금융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제도를 운영하겠다”며 “올해 수출입은행은 본연의 임무인 ‘수출’과 함께 우리나라 대외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한국의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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