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Q 영업익 8조 전망…메모리 ASP 상승 효과
HBM·파운드리 성과 시 하반기 드라마틱한 이익 증가 기대
전사 영업익 앞자리 바꾸기 위해 갤럭시·가전 드라이브 전망
삼성전자가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올해 2분기 8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사 실적 개선은 고무적이나, 핵심 사업인 반도체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인공지능)발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뼈아프다.
삼성 반도체 기술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엔비디아향 HBM 공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추가 수주가 관건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와도 직결되는 것이어서, 26일부터 갖는 글로벌 판매전략회의에서 보다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5일께 올 2분기(4~6월)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8조2088억원이다. 전년 동기(6685억원)와 견줘 1128%, 전분기(6조6060억원) 대비 24.2% 늘어난 액수다.
실적 증가는 반도체 사업 회복이 두드러진 결과다. 이 기간 DS부문에서 4조1000억원~5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전사 실적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액수로,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출하 증가율은 실수요 위주의 보수적 판매전략으로 전분기와 유사 수준이 예상되나, Blended ASP(혼합평균판매단가)는 D램과 낸드 각각 15%, 14%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재고평가손 환입 효과 역시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유의미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DS부문 영업이익을 5조원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와 VD(TV), 가전, 하만 실적도 전분기와 견줘 나란히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아이패드 생산, 환율 효과 등으로 5000억~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한다.
반도체와 더불어 1분기 실적 개선 일등공신이었던 모바일(MX)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여파로 전분기 보다 역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조3000억원이다.
BNK투자증권은 2분기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700만대 적은 5300만대이며, ASP는 14% 줄어든 289 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DS투자증권은 “스마트폰은 견조한 S24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마진율이 11%에서 8%로 하락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추정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모바일·디스플레이 혼조 속에서도 반도체 호조로 영업이익 8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상반기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DS 부문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조~21조원으로 작년 손실(14조원)을 모두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서버, PC, 모바일 등 매스마켓(대량 판매시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어서 레거시(범용) 반도체 개선 여지가 크다.
반도체 사업 개선 자체는 고무적이나, HBM 등에서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탄탄한 HBM 수요에 힘입어 6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8452억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HBM을 쫓는 입장이 된 삼성은 하반기 막판 역전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엔비디아에 HBM3/HBM3E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중이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를 뚫게 되면 자존심 회복은 물론, 드라마틱한 D램 이익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 촉매로 “HBM 주요 고객 확보, 레거시 D램 회복 구간에서 탄력적 실적 개선, LPDDR(AI PC 및 Arm 기반 서버 칩) 수요 증가 대응력”을 꼽았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선두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다.
엔비디아, AMD 등이 AI 가속기 신제품을 속속 내놓는 상황에서 삼성은 HBM 등 D램 뿐 아니라 파운드리 제조 역량을 두루 갖춘 ‘원스톱 서비스’ 장점을 적극 어필중이다. 파운드리,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AVP) 사업을 모두 보유해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경쟁사 보다 20%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삼성은 2나노와 4나노 공정 선택지를 늘림으로써 2나노 이하 경쟁에서 TSMC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HBM 주도권 회복 및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로 요약되는 반도체 과제는 26일부터 열리는 글로벌 판매전략회의에서 보다 심도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DS부문장을 맡게 된 전영현 부회장이 처음 주관하는 자리인 만큼 메모리, 파운드리 , 시스템LSI 등 여러 사업부에 대한 중간 점검과 더불어 하반기 전략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경영전략회의를 가진 모바일, 생활가전, TV 등이 속한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다양한 마케팅·홍보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갤럭시 S24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기 위한 리부스트 전략 및 하반기 출시를 앞둔 Z시리즈 마케팅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보름 앞두고 7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Z시리즈 언팩(공개) 행사를 갖는다. 갤럭시 S24에 이어 Z시리즈에도 ‘갤럭시 AI’를 탑재해 AI폰 명성을 이어간다. 언팩 기간 Z시리즈 뿐 아니라 반지 형태 웨어러블 제품 ‘갤럭시링’,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7’,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3’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경쟁사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AI 가전 사업 역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스마트싱스 기능을 앞세운 냉장고·세탁기·청소기 등 AI 가전을 속속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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