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이 거침이 없다. 지난 3월,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1,800만원을 돌파했다.
특히 국민평수로 불리는 전용면적 85㎡의 경우 서울이 아닌 경기지역에서도 12억원대 분양가가 등장했고, 10억원대 분양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용 59㎡ 분양가가 9억원에 육박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구성역 플랫폼시티(당초 용인역으로 분양했다)’는 전용 85㎡가 12억~12억2,000만원대 분양했다. 당시 이 아파트는 고급화 전략으로 높은 분양가에도 비교적 준수한 청약 성적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8월에 광명시에서 국평 12억 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광명4구역을 재개발해 지어지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로 기준층 최고가 분양가가 12억7,200만원에 나왔다.
분양 당시 경기 지역 재개발 아파트의 전용 85㎡의 분양가가 12억원이라는 사실로 관심을 끌었고, 1순위에 두 자릿수 청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조합원 입주권 매물은 11억 중반에서 13억원까지 분포하고 있다.
광명, 용인 이외에 과천은 전용 59㎡가 1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안양, 성남 일대 신규 분양 역시 이전보다 분양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경기도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3년 11월 2,130만원으로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섰다. 2023년 초반만 해도 1,700만원대였던 분양가가 불과 몇 개월 만에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와 같은 분양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하는데다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각 현장들이 분양가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가 2020년 1월 통계 집계 후 최고치인 154.81(잠정)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비 변동 확인을 위해 고안된 지표로 대한건설협회 노임 자료,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정부와 지자체도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고는 있지만 이러한 규제 또한 지나칠 경우 심각한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아파트 분양가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기본형건축비’도 물가 상승을 반영해 꾸준히 인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분양가들은 평균 가격이기 때문에 입지나 아파트 수준에 따라 더 높은 곳들도 많다”면서 “시장 침체 이전에는 입지가 좋은 아파트들은 이들 분양가 이상에도 매매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광명, 성남 등에서 전용 85㎡의 새 아파트는 13억원대로 거래가 되기도 해 분양가가 과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9월에 기본형건축비 고시가 되는데 역시 물가 상승이 반영돼 상반기보다 하반기에는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분양받을 계획이라면 최신 분양 소식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당장 6월 말~7월 사이 성남, 의정부 등 경기지역 분양에 나서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성남에서는 6월,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와 인접해 있으며 경기 성남시의 관문에 위치한 산성동 일대에 산성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산성역 헤리스톤’을 분양한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첫 번째로 공급되는 대규모 민간분양인 데다 10대 건설사인 대우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3개사가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공급하는 초대형 브랜드 단지다. 단지는 지하 6층 ~ 지상 최고 29층, 45개 동, 총 3,487가구 중 2~4블록 1,224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2블록은 전용 46~84㎡ 510가구, 3블록은 전용 59~74㎡ 303가구, 4블록은 59~99㎡ 411가구로 구성된다.
의정부에서는 롯데건설이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를 7월 선보일 계획이다. 전용면적 84~155㎡ 671세대 규모다. 수도권 내 비교적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되며 의정부 경전철 효자역 역세권에 자리하고, 이를 통해 GTX-C(예정), 7호선 연장선(예정)과 환승도 편리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광주에 같은 달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광주곤지암역’도 지역 내 착한 분양가 단지로 관심이 높다. 전용면적 84~139㎡ 635세대로 조성된다. 단지는 곤지암역에서 경강선을 이용해 GTX-A 노선이 개통한 성남역으도 접근성이 좋고, 삼성역과 강남역을 잇는 GTX-D 노선 정차도 계획돼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동 일원(은화삼지구)에 들어서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를 선보인다. 은화삼지구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총 3,700여 가구 중 1단지 전용면적 59~130㎡, 1,681가구가 이번에 우선 분양될 예정이다. 용인에서 보기 힘든 합리적인 분양가를 갖췄으며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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