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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유럽에서 투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증시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순항하던 프랑스는 잇따른 악재로 서학개미가 등을 돌리는 반면 독일과 영국으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유럽 내 산재한 정치 불안이 독일과 영국에서도 존재하는 만큼 증시 변동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프랑스 주식 보관 금액은 2억 4844만 달러(3452억 원, 20일 기준)로 지난달 31일(3573억 원) 대비 3.5%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정국을 우려하고 있는 게 투심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는 약진하는 극우 세력과 이를 견제하려는 집권 여당 세력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불어나는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식과 채권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프랑스 증시는 지난달 15일 사상 최고치(8239.99)를 기록한 후 이날까지 7.4%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최근 급등하는 등 프랑스 경제를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가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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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달하는 프랑스는 4년간 부채와 적자를 줄일 계획을 제출해 이행 상황에 따라 GDP의 0.1%를 해마다 벌금으로 내야 할 처지다. 실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르네상스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연합이 조기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고 해도 내년 프랑스 재정적자가 더 커질 것이고 그 외의 당이 선전하면 재정적자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독일, 영국으로는 투자금을 소폭이나마 늘리는 모양새다. 독일 주식 보관 금액은 1억 5730만 달러(2186억 원)로 전달 대비 1.16% 증가했다. 영국도 같은 기간 주식 보관 금액이 2.74%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의 정치 불안이 프랑스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독일의 경우 올라프 숄츠 총리가 조기 사임 압박에 직면해 있고 영국도 올 하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로 조기 총선이 확대되는지 여부와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가 나오는 7월 초까지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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