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지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종목 보고서 대부분이 ‘매수’ 편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올해 발행된 기업 보고서 8천662건 중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는 단 2건(0.02%)에 불과했다.
◇ 국내 증권사, 매수 의견 92.5%, 매도 의견 0.02%
실제 매도 의견에 가까운 ‘비중 축소’는 4건으로 그 비율은 0.05%에 불과했다.
반면 ‘매수’ 의견은 8천12건(92.5%)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보유'(Hold)는 636건(7.34%)로 ‘강력매수’는 8건(0.09%)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0곳 중 28곳(93.3%)은 매도 투자의견을 한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포함된다.
30곳 증권사중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 2곳(6.6%) 만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비중 축소 의견을 낸 유진투자증권 1곳을 더해도 3곳(10%)에 불과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카카오뱅크 매도 의견을 냈다가 4월 ‘보유’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바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한진칼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 외국계 증권사, 10% 매도 의견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같은 기간 10%가 넘는 매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올해 제시한 투자 의견 중 매도가 16.7%를 차지했다. 매수와 보유 의견은 각각 48.2%, 35.2%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매도 의견 비중은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이 16.4%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22.8% ▲맥쿼리증권 9.1% ▲노무라금융투자 15.6% ▲JP모건증권 13%였다. 이 같이 국내 증권사들의 편향 보고서 관행은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증권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공개 지적한바 있다.
하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관행 개선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분위기로 보인다.
◇ 증권사 분석기업이 주요 고객…대책 마련 시급
국내 증권사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 하나로는 해당 기업 정보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에 있다.
국내 기업들이 실적 가이던스(예상치)를 내는 곳이 거의 없어 가이던스를 산출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기업과 척지기 어려워 심층적인 연구가 제한된다.
또한 국내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소속 증권사 법인 영업본부는 자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등에게 세일즈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더불어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이 증권사 고객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리서치부서의 분리 독립, 보고서 제공 유료화, 그리고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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