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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기관장만 9명, 해수부 전·현직들 ‘술렁’…해피아 논란도

데일리안 조회수  

해수부 산하 기관장 줄줄이 퇴임

하반기에만 9곳 수장 교체 예정

장·차관급 기관에 전·현직들 관심

‘해피아·관피아’에 낙하산 우려도

해양수산부 전경. ⓒ데일리안 DB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수장들이 올해 줄줄이 임기가 끝나면서 하반기 최대 인사 시즌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올해 유독 많은 산하 기관장들이 바뀐다. 대부분 임기 만료인데 지난 4월 신임 관장이 취임한 국립해양박물관과 해양과학기술원 등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9곳의 기관에서 수장 교체를 예상한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17곳 가운데 절반 이상(53%)이 물갈이하는 셈이다.

현재 가장 먼저 새로운 수장을 뽑게 될 기관은 해양환경공단이다. 해양환경공단(KOEM)은 한기준 이사장 임기가 지난 3월 25일로 끝났다.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자리는 그동안 해수부 출신이 자리를 차지했던 관례(?)가 깨질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총선 낙선자 등 정치권 출신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수부 출신 인사들 이름도 오르내린다. 만약 정치권에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자리를 내어준다면 해수부로선 퇴직 후 자리 하나를 잃게 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으로 다수의 후보가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인사 결정이 남은 만큼 빨라야 내달께 신임 이사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촌어항공단 박경철 이사장도 올해 물러난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21년 5월 3일 취임해 지난달 2일 임기가 끝났다.

어촌어항공단은 최근 해수부가 ‘바다 생활권’ 개념으로 어촌소멸 대응 정책을 강화하면서 역할이 크게 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향후 조직 확대 가능성도 크다. 그만큼 고위직을 마친 ‘전관’들이 눈독을 들이는 자리다.

어촌어항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내부에서 인사추천위원회를 열어 3명의 후보 명단을 해부수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르면 25일 후임 이사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관급 해진공, 장관 낳은 KIMST 등 관심

8월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김양수 이사장이 임기를 끝마친다. 김 이사장은 해수부 전 차관 출신이다. 그만큼 해진공 이사장 자리가 갖는 상징성이 다르다. 현재 전직 차관 중심으로 차기 이사장 후보군이 오르내린다.

해진공은 현재 HMM 매각, 친환경 선박 금융 지원 등 굵직한 정책 사안이 많다. 특히 글로벌 물류대란 이후 해상물류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차기 이사장 역량이 국가 해운산업 미래까지 좌우할 수 있다.

10월에는 오운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KIMST)이 자리를 내놓는다. KIMST 또한 조승환 전 장관이 원장으로 몸담은 바 있어 무게감 있는 기관이다. 현 오운열 원장도 해수부 1급(해양정책실장) 출신이다.

KIMST는 최근 해수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A)’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해양수산 관련 연구개발(R&D), 사업관리 등 역할을 맡아 자금 집행 기능을 한다.

11월에는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이 3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2015년 개관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초대 관장이 중도 퇴진하는 등 부침을 겪은 곳이다. 해양생명자원에 대한 권리 확보와 연구 등을 맡은 기관으로서 해양바이오산업 지원을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참고로 최 관장은 해수부 수산정책실장, 국립수산과학원장을 거쳤다.

한국수산자원공단(FIRA)도 이사장이 바뀐다. 교수 출신인 이춘우 현 이사장 임기는 11월 28일까지다.

FIRA는 수산종자 방류, 인공어초 등 수산자원 조성 사업에 이어 어구보증금제도, 어선 감척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바다 숲’ 조성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신임 이사장 임명이 예정된 해양환경공단 전경. ⓒ해양환경공단

4곳 중 3곳 수장 바뀌는 항만공사

다만 바다 숲 조성 경우 지속성과 사업 효율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정치권 등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FIRA 역시 초대 이사장부터 3·4대 이사장까지 모두 해수부 1급 출신들이 자지를 차지해 왔다. 2대 이사장은 고위공무원단 출신이고, 이춘우 현 이사장만 대학교수 출신이다.

항만공사 4곳 가운데 3곳의 수장이 바뀐다. 지난해 5월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인천항만공사(IPA)를 제외한 부산항만공사(BPA), 울산항만공사(U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사장이 모두 올해 안으로 자리를 비운다.

먼저 8월 18일 임기 만료인 김재균 UPA 사장은 교수 출신으로 임기 동안 UPA를 액체물류 1위 항만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UPA는 올해 해수부 공공기관경영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A 등급을 받았다. PA 가운데 최초이자 최고 등급이다. UPA는 적극적인 포트 세일즈 등을 통해 지난 4월에는 울산항 역대 최대 물동량인 1548만t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준석 BPA 사장 임기도 9월에 끝난다. 해수부 차관 출신 김 사장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듬해 BPA 사장에 선임됐다. BPA는 지난해 퇴임한 국제해사기구(IMO) 임기택 전 사무총장이 전임 사장을 맡은 곳이기도 하다.

BPA는 국내 최대이자 물동량 처리 기준 세계 7위, 환적화물 기준 세계 2위의 물류 허브항이다. 최근 부산 신항 배후단지 조성 등 큰 규모의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차기 사장은 적잖은 부담을 안아야 한다.

22대 총선 탈락자들 낙하산 우려도

YGPA 박성현 사장도 올해 12월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출신인 박 사장은 지난 11일 매경미디어그룹이 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글로벌리더대상’을 받기도 했다.

신임 사장은 지난해 국제항만협회(IAPH) 안전·환경분야 최우수항만 등 YGPA가 이룬 대외성과와 광양항 자동차 1000만 대 처리, 수출입 물동량 1위 위상을 이어가야 한다.

산하기관 수장들이 줄줄이 자리를 비우면서 해수부 내에서도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1급(실장) 사이에서는 누가 어느 자리로 가느냐를 두고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올해 12곳에 달하는 기관장 자리를 해수부 전관들이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관장을 해수부 출신들이 맡으면 ‘본부장급’ 임원들도 해수부 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이른바 ‘해피아(해수부+마피아)’ 논란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기관장 교체를 예정하고 있는 한 해수부 산하기관 고위급 관계자는 “해수부 출신이 (기관장으로) 왔을 때와 민간에서 왔을 때 분명한 차이는 있다”며 “다만 누가 더 나은지는 출신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역량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피아보다 ‘낙하산’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정치인들이 대거 기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일부 기관에서는 낙선한 정치인들 이름이 기관장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또 다른 산하기관 관계자는 “기관마다 업무 성격이 달라 공공성이 중요한 곳도 있고, 민간과 어떻게 경쟁·협력하는지가 중요한 곳도 있지 않냐”며 “민간 출신이 왔다가 업무 이해도가 떨어져 임기 내내 어려움을 겪거나, 부처(해수부) 출신이 와서 기관 경쟁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론 관피아, 해피아 문제보다 더 심각한 건 정치권에서 날아들어 올 낙하산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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