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 대회의 막이 올랐다.
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등 출마 예상 주자들이 모두 도전 의사를 밝혔다. 가장 유력한 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출마 선언에서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가장 궁금한 대목은 한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사이의 관계다.
한 전 위원장은 차기 대표가 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 3자가 공정하게 특검을 고르는 내용의 채 상병 특검법안을 발의해 국민의힘이 나서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대통령 판단과 다른 내용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국민의힘이 적극 추천하고 제 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특검법을 찬성하는 건 아니지만 대통령실에서 주저하고 있는 특별감찰관과 제 2부속실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에 대한 추가 발언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사적인 친소 관계가 공적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저는 일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게 훨씬 건강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 한동훈 전 위원장을 비롯해 당의 중역들이 경쟁하는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기간 동안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위원장’, ‘국민의힘’, ‘한동훈’, ‘장관’, ‘나경원’, ‘정치’, ‘원희룡’, ‘민주당’, ‘국회’, ‘이재명’, ‘당원’, ‘윤상현’, ‘최고위원’, ‘윤석열’, ‘주자’, ‘특검’, ‘비상대책위원회’, ‘정부’, ‘지지’, ‘대선’, ‘이철규’, ‘국토교통부’, ‘유승민’, ‘인사’, ‘더불어민주당’, ‘의사’, ‘대변인’, ‘지원’, ‘전대’, ‘안철수’, ‘야당’, ‘미래’, ‘수사’ 등으로 올라왔다(그림1).
빅데이터 연관어를 놓고 보면 우선 관련된 후보자들의 비중을 보여준다. 순서상으로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차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빅데이터 연관어 비중으로 볼 때 전당 대회 관련도가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우위에 있을 정도다. 한동훈 전 위원장과 총선부터 대립각으로 설정되어 있는 성격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나경원 의원을 포함해 다른 후보자들의 출사표도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 총선 패인의 하나로 제기된 ‘계파정치’를 탈피,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 대표 선거에 자꾸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미숙한 정치가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윤 그룹에 속하지 않지만 대통령과 반목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희룡 전 장관도 나 의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신뢰관계”라는 말로 ‘윤심’을 부각하며 당원들을 공략했다. 그러면서 ‘당정일체’와 정권 재창출을 부각했다. “우리 모두 동지가 되는 길로 가야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하는 각종 당 대표 관련 여론 조사 결과를 떠나 이번 당 대표를 지배하는 핵심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일까. 아니다. 윤 대통령과 단지 가깝고 멀다라는 이유만으로 당원들과 지지층들의 표심을 얻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재명 대표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 여부로 귀결된다. 한 전 위원장이 가장 부각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국민의힘 전당 대회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 어떤 분석을 하고 있을까.
같은 기간 동안에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확인해 봤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국회’, ‘국민의힘’, ‘위원장’, ‘검찰’, ‘정치’, ‘최고위원’, ‘한동훈’, ‘국민’, ‘애완견’, ‘수사’, ‘재판’, ‘원내대표’, ‘정부’, ‘장관’, ‘특검’, ‘윤석열’, ‘대선’, ‘야당’, ‘나경원’, ‘부지사’, ‘당원’ 등으로 나왔다(그림2).
이재명 대표 빅데이터 연관어에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연관 정도가 훨씬 더 높은 점도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 주목할 포인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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